THL 창작 시(詩) #249 by The Happy Letter
밤새 몰아친 한파(寒波)에
온 대지(大地) 꽁꽁 다 얼어붙었다
살을 에는 찬바람에 감기라도 걸릴세라
목도리 단단히 여며 두르고
나는 두꺼운 장갑도 모자라
외투 주머니 속 깊이 두 손 찔러 넣고 길을 나선다
어제 나는 이 길 걸으며 그저 오늘을 기다렸고
오늘도 어제처럼 또다시 내일을 기다리며
무릇 삶이란 끊임없는 기다림의 연속일 뿐이라 했지만
하얗게 눈서리 맞으며 서있는 나무 한 그루
너는 봄을 기다리는 게 아니었구나
너는 이 겨울을 버텨내고 있었구나
네 온몸 맨살의 뜨거운 생명력(生命力),
경외감(敬畏感)에 고개 숙이듯 나는 목을 움츠린다
너는 냉동실 얼어붙은 생선처럼 죽지 않았음을 알기에
너는 머지않아 분명히
그 가지가지마다 꽃피울 것임을 알기에
by The Happy Letter
한파(寒波) : [기상] 겨울철에 온도가 갑자기 내려가면서 들이닥치는 추위. 한랭 기단이 위도가 낮은 지방으로 이동하면서 생긴다.(Daum [어학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