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50 by The Happy Letter
누가 그를 잘라냈다
바람에 부대끼던 가지들도
그 열매 맺던 줄기며 잎도 갑자기 사라졌다
세찬 바람 막을 일도
그늘 만들 일도 이제 다 없어졌다
그 노목(老木)은 이제
홀로 그루터기로만 남았다
누가 그 생명(生命)을 잘라냈다
다음 계절에 그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산책길 사람들도 이제
그 형체(形體)를 기억하지 못한다
모두 다 더이상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지나던 겨울 햇살만
애도(哀悼)하듯 한 줌 무심히 내리비출 뿐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