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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Jan 22. 2024

겨울 풍경(風景)

THL 창작 시(詩) #78 by The Happy Letter


겨울 풍경(風景)



밤새 내린 함박눈에

산책길 경계(境界) 없어지니

앞서 간 발자국만 하나 둘 따라간다

익숙하던 그 길도 왠지 낯설어

한껏 움츠린 어깨로 무심히 발걸음 재촉한다


이 눈 이 얼음 빨리 녹고

이 한겨울 어서 지나가길 바라지만

동네 비탈진 눈길 위

썰매 타느라 신난 아이들은

매서운 찬바람도 추운 줄 모른다


그 예전 어릴 적에

어서 빨리 어른되고 싶었는데

무더위며 한겨울, 철마다 어서 지나가라

그 사계절(四季節) 바뀔 때마다 재촉했는데

그러다 세월(歲月)만 다 흘러가 버렸구나


아이들 신나게 노는 유희(遊戱)의 그 순간(瞬間)

시간(時間)이 멈춘 듯 진정한 몰아(沒我)구나

너희들은 빨리 어른되게 해달라 기도하지 말아라

돌아가는 길 하얀 눈길 위

어느새 어스름한 모색(暮色) 밀려든다



by The Happy Letter














풍경1(風景) : 감상의 대상이 되는 자연이나 세상의 모습.

순간(瞬間) : 1. 눈 깜짝할 사이의 매우 짧은 동안. 2. 어떤 사건이 일어난 바로 그때.

몰아(沒我) : 자기 자신을 잊고 있는 상태.

모색4(暮色) : 날이 저물어 가는 무렵의 어스레한 빛. (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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