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275 by The Happy Letter
숨 막히는 여름 땡볕이다
바람 한점 없는 벌판에
말 한 마리 홀로 풀을 뜯는다
지친 여름새, 그 말 등에 내려앉으니
자신의 그림자에 침 흘리던 말은
입 밖으로 더운 혀를 떨구고 만다
앞만 보고 달리던 그 말은
자신의 그림자와 경주競走하느라
한평생 까마득히 잊고 살았나 보다
제아무리 고개 높이 들어도 또 고개 깊이 숙여도
스스로 만든 ‘그늘’로는 들어갈 수 없음을,
그 비애悲哀를
by The Happy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