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he Happy Letter Aug 08. 2023

김치(Kimchi)가 답이다!

독일에서 카레라이스(curry and rice)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인도 '커리'(curry)가 영국을 거쳐 일본에 유입되었다가 한국까지 건너온 게 한국의 '카레'라고 한다.

(이번 글은 밥 먹고 사는 이야기다. 그 '카레라이스'에 관한 이야기를 좀 적어 본다.)






밥 위에 부어 비벼 먹는 한국 '카레라이스'(curry and rice)는 취향에 따라, 레시피(recipe)에 따라 식재료나 카레 맛 종류도 다양한데 아무래도 '카레'하면 떠오르는 한국 A사의 "N분 카레"(즉석 카레)도 카레 음식 '대중화'에 크게 일조하였을 것이라고 본다.


가정에서 직접 끓여 먹는 음식 중 아마도 거의 '라면' 다음으로 흔하게 볼 수 있는 국민음식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런 카레라이스는 어릴 때부터 자주 먹던 음식이라 해외생활에서도 가끔씩 생각날 때가 있다.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식습관'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바꾸기가 무척 어렵다. 해외생활 중에서 여전히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어느 날 인근 도시의 어떤 인도(India) 식당에서 오리지널(authentic) 인도 커리(curry) 요리를 먹게 되었다. 그 식당은 인도 사람들뿐만 아니라 독일 현지인들도 많이 가는 괜찮은 '맛집'이라고 했다.


음료수를 먼저 주문한 후 필자는 메뉴판을 이리저리 보다가 "커리 & 라이스"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chicken curry with rice"를 주문했다. 그러자 종업원이 다음과 같이 4가지 레벨(level)의 맛이 있는데 어떤 것으로 하겠냐고 다시 물어왔다.


mild, mittelscharf, scharf oder sehr scharf?

(mild, medium-spicy, spicy or very spicy?)


필자는 최근 들어 점점 매운 음식은 잘 맞지가 않아서 '제일 순한 맛'이라는 "mild" 맛으로 주문했다.






좀 기다리고 있으니 밥(우리 쌀밥과는 많이 다른 퍼얼~펄 날리는 밥. 아래 사진)과 구운 빵, 그리고 샐러드가 함께 나왔다. 그리고 다시 조금 있다가 이어서 주문한 메인 인도식 '커리' 요리가 나왔다.







지금까지 먹어본 '한국식' 카레라이스와는 다른 방식이었다. 우리는 보통 감자, 당근, 양파 등을 그래도 비교적 큼직큼직하게 썰어 넣어 '건더기'가 같이 보이게 "카레 스튜(curry stew)"처럼 만든 요리인데, 이 인도식당의 전통 커리 요리는 닭 살코기 외에는 어떤 식재료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걸쭉한 '죽'처럼 나왔다.(식재료를 전부 다 갈아 넣은 느낌?) 그 위에 '고명'과 함께 얇게 썰어 얹어준 것은 맛을 보니 생강(ginger)인 것 같았다.


다음 [어학사전],

*고명 : 음식의 모양과 맛을 더하기 위하여 음식 위에 뿌리거나 얹는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 달걀을 얇게 부쳐 잘게 썬 지단이나 버섯, 실고추, 대추, 당근, 파 따위를 쓴다.


그런데 문제는 커리를 한 숟가락 떠서 밥에 비벼 먹는 순간, 아, 이게 "mild" 인가 싶을 정도로, 매콤한 것이 우리 한국 카레의 '매운맛'보다 더 매운 것이 아닌가! 얼마 안 먹었는데 콧등에 땀이 맺힐 정도로 매운 맛이 낫다. 적어도 필자의 입맛에는. 인도 커리의 매움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식당 종업원의 말에 따르면 인도 사람들은 매운 커리를 즐겨 먹는다고 하며, 그 매움의 정도는 다양하고 엄청나게 매운 하이 레벨까지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약간 걸쭉하면서도 좀 뻑뻑한 상태고 (한국식과는 달리) 느끼한 맛이 많이 나고, 그 외에도 어떤 알 수 없는 '향료'(香料)의 강한 '향' 때문에 결국 많이 먹지 못하고 말았다.(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 글은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 경험이니 인도 음식 마니아(mania) 분들은 오해 없으시길 바람.)    






그 인도 식당을 다녀온 후 집에서 '한국식' 카레라이스를 직접 만들어 먹었다. 한국식 카레(가루)는 요즘 한국 식품점에 가면 구입할 수가 있다. 아래의 사진은 감자, 당근, 호박, 양파 이외에도 독일 작은 소시지, 버섯(Champignon), 적색 파프리카(Paprika, 피망)를 추가로 썰어 넣은 것으로 여러 야채 ‘건더기’들이 입 속에 밥과 함께 씹히는 맛이 좋다. (여담이지만, 독일에는 다행히 맛있는 '감자'가 여럿 있다. 음식 종류, 요리하는 방식에 따라 그에 맞게 사용하는 감자의 종류도 다르다고 한다. 마트에 가면 대개 최소 4 ~ 5가지 이상의 감자 종류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래도 그냥 카레라이스만 먹을 수는 없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흔하디 흔한 음식이 '김치'인데 - 다른 밑반찬들 때문에 그렇게 자주 먹는 편도 아니었지만 - 여기선 아주 귀한 반찬이다.


매번 사 먹기도 좀 그렇고 해서 가끔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를 먹는데 '한국식 카레라이스' 먹을 때면 김치가 빠지면 뭔가 좀 많이 허전한 것 같다.


비싼 인도 커리(curry) 식당 보다도 필자 입맛에는 여전히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한국식 카레라이스'가 최고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여전히 한결같이 맛있게 먹는 방법은?







맞다, 여기서도 카레라이스 '맛있게' 먹으려면 역시 '김치'가 그 답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단무지 없는 김밥 이야기 (feat. 독일 소시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