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비관

신병낙관

by 심내음

민재는 항상 수술을 받은 곳이 신경 쓰였다. 그 근처로 누군가가 무언가가 지나가거나 내가 우연히 손이 갈 때도 다치고 나서 수술받고 재활할 때까지의 과정이 플래시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수술을 받고 나서 민재는 ‘그래도 이 정도길 다행이지’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영원히 수술을 받기 전과 같은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화가 났지만 사실 수술받기 전에도 20대처럼 완전히 건강한 생활을 한건 아니니까 타협할만하다고 생각했다.

그것보다 민재는 회사에서 자신이 수술받은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걱정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히 이상이 있을 정도로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누가 일부러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면 모르는 사람은 계속 모를 것이고 누군가에게 들어 알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잊게 되리라 생각했다. 개인적인 얘기도 잘하지 않는 회사 분위기를 잘 알기에 다른 사람의 일이 그렇게 오래 회자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잠깐 그 당시 시기적으로 화제성이 있으면 입에서 입으로 옮겨지겠지만 사람들은 곧 싫증을 내고 다른 이야기를 찾을 것이므로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를 달랬다.

하지만 어떤 일을 새로 맡게 될 때 민재는 자신의 수술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다. 높은 사람이 무슨 일을 맡기려 하다가 옆에서 누군가가 자의든 타의든 ‘아 김민재는 예전에 수술받았는데요?’ 하고 말해서 그것 때문에 결론이 바뀔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민재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민재의 머릿속에는 ‘신병-몸에 병이 있으면, 비관-인생을 어둡게만 보아 슬퍼하거나 절망스럽게 여긴다’라는 말이 계속 맴돈다. 몸 상태가 수술을 받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통증이 흉터만큼이나 아마 꽤 오랜 기간 동안 혹은 평생 갈 수도 있는 걸 민재는 잘 알고 있었다. 다만 변하기 힘든 그 ‘신병’의 사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비관’ 하지 않을 수 있을지 해결책을 찾으리라 생각했다. 몸에 있는 병을 슬프게만 보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다행스럽게 낙천적으로 볼 수 있도록 신병비관이 아니라 신병낙관이 되도록. 동전의 양면처럼 모든 일은 어떻게 보기에 따라 달라지니까 ‘이만하길 다행이다’를 그냥 주문처럼 외우면서 살아야겠다고 민재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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