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팬 상추

동심이 주는 유쾌함

by 심내음

내음 씨네는 상추를 심었다. 키우기 쉽다고 했고 키우면서 먹을 있는 아주 좋은 식물이라 했다. 인터넷을 찾아 스티로폼에 좋은 흙을 담아 맞추어 심었다. 이제 물을 잘 주고 기다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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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음 씨의 막내 딸은 반려견을 못 키우는 아쉬움을 상추로 대신했다. 매일 물을 주면서 말도 걸곤 했다. 상추를 심은지도 3개월이 다돼가던 어느 일요일 아침 내음 씨의 막내 딸은 내음씨와 내음 씨의 아내에게 물었다. 심은지 며칠 만에 싹이 나서 너무 기뼜는데 그 이후로는 잘 안 자라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그러고 보니 싹이 난 이후 더 이상 크지 않는 것 같아 이상했다. 내음 씨는 인터넷을 다시 찾아보았다. 보통 2~3개월 정도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상추가 되어 잎을 뜯어먹기도 한다고는 사람들이 많았다. 분명 내음 씨네 상추가 뭔가 잘못되었는데 뭐라고 말해야 딸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고민이 되었다. 내음 씨가 선뜻 답을 못하자 오히려 딸아이가 유쾌하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말했다.


" 괜찮아 아빠, 우리 집 상추가 피터팬 상추인가 보지. 꼭 빨리 안 자라도 괜찮아. "


'귀여운 녀석. 오늘도 너한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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