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보험수사관인 주인공 레너드가 어느 날 아내가 살해되는 충격으로 인하여 단기기억상실증 환자가 된다. 주인공은 조금이라도 더 길게 기억을 하기 위해 자기 몸에 문신을 하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찍는 등 필사의 노력을 다하는데....
예전에 참 인상 깊었던 영화 메멘토의 줄거리이다. 회사를 다니면 많은 상사들을 만나게 되는데 요새 회사 임원들이 젋어지는 추세이긴 하나 여전히 중장년층의 상사들이 많다. 그런데 그들과 일하다 보면 쉽게 넘기기 힘들 정도로 그들의 단기기억 상실성 건망증(?)때문에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경우들이 있다.
<Case 1>
" 이사님, 오늘 캐나다 판매전략에 대해 보고드릴 건데요"
" 응? 잠시만 왜 갑자기 캐나다를 보고하는 거지?"
"아 네, 지난번 미팅 때 이사님께서 캐나다 셀아웃이 요새 줄어드는 추세여서 원인과 대책을 보고하라고 하셔서요."
"내가 그랬나? 음.. 일단 알았다. 해봐"
<Case 2>
"김 부장 내가 어제 사장님하고 미팅하는데 말이야 3분기 가격운영은 이렇게 하라고 하시더라"
" 아... 상무님. 어제 저하고 그 미팅 같이 들어가셨습니다."
" 응? 그랬나? 그게 너였나?"
<Case 3>
"안 차장, 사장님 보고서 아직 안 보냈나? 빨리 보고해야지 기다리시는데"
"부사장님 어제 메일 드리고 프린트해서 자리에 두었는데요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잉 보냈다고? 나 못 본 것 같은데 다시 보내봐 봐. 내가 메일이 좀 많아야지"
부하직원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을 못 하는 건 애교스러운 수준이고 위 Case 외에도 아침에 왼쪽 발에 양말이 없어 찾다가 나중에 보니 오른쪽 발에 양말을 2개 모두 신었었다는 전무님 이야기에서부터 어제 아침에 화장실에서 본 주인 없는 치약 묻어 있는 칫솔이 점심시간까지 그 자리에 있는 경우, 그리고 그 칫솔이 오늘 아침에도 보이는 경우에 까지 여러 가지 사무실 Urban Legend가 허다하다.
물론 그분들도 고의로 그러시는 건 아니다. 사실 뭐 고의로 그러신다고 해서 부하직원들이 그걸 뭐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마트하게 그들의 메멘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두 가지 스타일로 보통 부하직원들이 대응을 하는데 잠시 살펴보자.
<대응 방식 A>
"이사님, 오늘 캐나다 판매전략에 대해 보고드릴 건데요"
" 응? 잠시만 왜 갑자기 캐나다를 보고하는 거지?"
"네? 이사님이 지난 미팅 때 말씀하셨는데요? 기억 안 나세요?"
"보고해봐(너도 나이 들어 봐라. 말 참 X가지 없게 하는구나. 내 기억한다 너)"
<대응 방식 B >
"김 부장 내가 어제 사장님하고 미팅하는데 말이야 3분기 가격운영은 이렇게 하라고 하시더라"
" 아... 상무님. 어제 저하고 그 미팅 같이 들어가셨는데요, 제가 요즘 다이어트를 심하게 했는지 얇아서 잘 안보이셨나 봅니다 ㅎㅎ."
물론 위의 경우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당신의 몫이다. 필자가 어떤 게 맞다고 당신의 결정을 판단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Ground Rule로서 그 상사와 처음부터 끝까지 딱 부러지게 갈지 아니면 당신의 아량으로 그 상사의 건망증을 감싸고 반대로 당신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결점(물론 '증'이라고 불릴 정도로 심한 건 아니더라도)도 나중에 그 상사가 감싸주게 만들 것인지는 어느 정도 당신의 관리에 따라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찐 회생(진짜 회사 생활)이다. 아 참 그리고 이런 단기기억상실증성 건망증이 과도한 스트레스로부터 기인하고 최근에 젊은 사람들도 이런 경우가 많아 영쯔하이머(Youngzheimer)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는 정보도 덧붙인다. 물론 상사에 대한 당신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은 아니다. 나도 아직 상사라고 불리기엔 한참 낮은 직장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