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장면만 보면 아직도 호흡이 빨라지고 가슴이 벌렁거린다. 정말 회사에서 상사에게 받는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중 하나가 아직도 이 질문이다. 제품의 가격을 매긴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가격이란 제품의 value를 정확히 알아서 그 value를 소비자가 benefit으로 받아들여 기꺼이 지불하게 만드는 숫자이다.
하나의 제품을 론칭하면 론칭 가격에 따라 물건을 팔게 된다. 마케팅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가격 관리는 "One Price" 곧 론칭 때 정한 가격으로 그 제품의 단종(PLC:Product Life Cycle의 종료 시점) 시까지 판매를 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판매되는 제품은 많지 않다. One Price로 판다는 것은 그 제품에 매겨진 그 가격, 그 Value 그대로 론칭시부터 계속 같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하여 판매를 한다는 것인데 판매수량이 당초 수립한 목표에 못 미칠 경우 마케터는 Contingency Plan으로 부가적인 정책(*제품을 팔 때 부수적으로 소비자에게 benefit을 주는 판매 조건, 예로 무이자 할부 등)을 걸어야 하고 Seasonality(특정한 시기, 기간. 예를 들어 여름이면 당연히 Summer Promotion을 많이 하고 입학/졸업 시즌에는 'Back to school'이라고 외국에서 보통 부르는 그 시기에 가장 구매를 할 확률이 높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에 맞게 프로모션을 해서 판매를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부수적인 전략을 쓰게 되면 그 제품의 ASP(Average Selling Price)는 낮아진다. 쉽게 말하면 A라는 제품의 론칭 가격을 1백만 원으로 정하였으면 1백만 원을 주고 소비자에게 판매를 해야 하나 판매가 부진하여 정책과 프로모션을 쓰면 실제 그 제품은 판매 가격, 즉 ASP는 낮아진다. 예를 들어 1백만 원짜리 제품에 여름 프로모션이라고 5만 원짜리 사은품을 준다면 그 제품의 ASP는 95만 원으로 낮아진다.
이렇게 제품 판매를 위해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전략이 가격관리인데 가격 관리에 있어서 최근 중요한 것이 중기 시장 예측과 그에 따른 선제적 가격대응이다.
첫째로 중기 시장 예측은 그 제품이 속한 시장과 그 제품과 경쟁하는 브랜드의 가격이 어떻게 변동할지를 예측하는 것이다. 점쟁이도 아닌데 어떻게 그걸 예측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냥 점쟁이가 쌀 던져서 미래를 보듯 예측하는 것은 아니고 과거 시장 데이터에 근거하여 Forecast(전망)를 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시장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는다. 최근 3개년의 트렌드를 보면 향후 1년의 시장 전망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단 굉장히 소비에 큰 영향을 주는 Seasonality(스포츠 이벤트, 선거, 종교 등 매년 반복되는 것과 2년, 4년 혹은 비정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와 천재지변이 있는 경우는 과거 데이터가 있어도 변동성이 클 수 있다. 아시겠지만 작년 올해 시장전망 기반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코로나를 예상치에 넣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좀 더 세부적인 예를 들면 어떤 제품의 가격과 판매가 월별로 분기별로 앞으로 1년 동안 어떻게 움직일지 예상을 하고 싶다면 과거 3년 그 제품 혹은 유사제품, 그 제품의 전작 제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로 선제적 가격 대응이다. 가격은 경쟁사가 먼저 가격 인하나 프로모션으로 action을 취하고 그것에 대응하여 따라가면 이미 늦다. 앞에서 말한 트렌드와 특징, 시점을 먼저 분석하고 당신이 가진 제품의 가격운영 전략을 시기에 따라 어떻게 움직일지 먼저 계획을 세워놓아야 판매에 성공한다. 예를 들어 나는 몇 월에 무슨 프로모션을 하겠다. 올해는 몇 월과 몇 월에 가격 인하를 하겠다 등 시기와 방법에 대한 전략 수립이 선행돼야 그 제품 판매 성공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 생존을 위해서는 경쟁사보다 먼저 날려야 한다 >
과거에는 Value가 100만 원인 제품을 소비자가 150만 원에 사가도록 하는 것이 성공하는 마케터라고 했지만 이건 너무 단기적인 시각이다. 소비자는 자기가 구매한 제품이 지불한 만큼 값어치를 못하면 그 제품 혹은 그 브랜드를 결국 떠나게 된다. 현대의 성공하는 마케터는 Value가 100만 원인 제품을 추가적인 정책과 프로모션 없이도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여 100만 원, One Price로 론칭후 부터 계속 소비자가 사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아직 매일 머리를 싸매고 있는 부분이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