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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한준 Sep 14. 2016

패럴림픽 선수들의 진정한 레이스

추석 연휴 첫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켰다.


조기성, 한국 최초 자유형 2관왕, 200m도 우승!


올림픽은 끝난 지 오래인데 이게 무슨 기사인지 궁금해 클릭을 했다. 리우 패럴림픽(Paralympics) 이야기였다. 패럴림픽은 국제 신체 장애인 체육대회다. 1952년에 국제 대회로 발전해 1960년 로마 올림픽 대회 직후에 열린 후로 4년에 한 번 올림픽 개최지에서 거행한다고 한다.


한국의 조기성은 9일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14일 200m에서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8일에 열릴 자유형 50m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박태환이란 수영 스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명 생긴 셈이다.


이럴 때만 잔뜩 높아지는 애국심을 담아 동영상을 유심히 보는데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 시선이 갔다. 몸이 정말 완전치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수영은 팔, 다리가 얼마나 중요한가. 팔, 다리를 잘 이용해 물살을 헤쳐 나가는 것이 기록 단축의 핵심인데 그것조차 갖추지 못한 선수들이 출전을 한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몸을 가누기가 매우 힘겨워 보였다. 그럼에도 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올림픽 선수들의 긴장 어린 표정과는 사뭇 달랐다. 그들 옆에는 봉사자가 한 명씩 있었지만 그들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고 경기 준비를 해나갔다.


경기가 시작됐다. 예상대로 몸의 일부를 갖추지 못 한 선수는 뒤쳐졌다. 그럼에도 완주했다. 어쩌면 그들은 좋은 성적이 목표가 아니었을지 모른다. 우리는 올림픽이란 이름으로 스포츠란 핑계를 덧붙여 순수한 동기에 순위를 매기려 하고 있지만 그것은 정말 중한 것일까.


지난 12일 열린 패럴림픽 육상 남자 1500m 경기에서는 3위가 올림픽 1위보다 좋은 기록을 내는 진귀한 현상도 있었다. 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은 일명 '눈치 보기 레이스'를 펼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기보다 메달 따기에만 열중하는데 주로 시각 장애인들이 나서는 패럴림픽 육상에서는 오직 앞만 보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애인을 정상과 다르다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항상 누군가의 주목을 받으며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에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였다.



[영상 공유] 조기성, 자유형 200m 우승! 한국 최초 2관왕 달성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vod/index.nhn?uCategory=others&category=paralympic2016&id=236346&redirect=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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