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한준 Feb 25. 2018

'꿀잼'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과와 과제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의 성장 속 남은 오점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모든 경기가 끝났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준비 과정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에 휩싸이며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인해 큰 기대를 품지 않았지만 참가한 선수들의 선전으로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다. 완전 꿀잼(재미)이었고 17일간 정말 행복했다.



#1.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목표는 금메달 8개-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종합 4위였다. 결과는 금메달 5개-은메달 8개-동메달 4개로 종합 7위에 머무르며 기대에는 못 미친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동계 스포츠 사상 최초로 6개 종목에서 메달을 땄고 메달 개수도 총 17개로 역대 최고 성적이다. 기존에는 쇼트트랙, 스피스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딴 것이 최다였다. 총 메달 개수도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의 10개를 뛰어넘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선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스켈레톤, 스노보드, 컬링, 봅슬레이까지 다양한 종목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을 획득했다. 동계올림픽 불모지로 불리던 한국에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결과라 생각된다. 우리나라보다 훨씬 기반 시설이 잘 갖춰진 일본(11위)보다도 좋은 성적을 냈다.


#2.

  이번 동계 올림픽 메달이 더욱 값진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 팀으로써 이루기 힘든 고지에 올랐다는 부분이다. 스켈레톤은 역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봅슬레이 은메달 역시 아시아 팀은 지금껏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었다. 컬링도 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며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상호 선수도 아시아 최초 메달이다. 대한민국 동계 스포츠의 역사가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


#3.

  비록 메달을 받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올림픽에 출전을 해 무사히 경기를 마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참가 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스포츠 정신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메달 밭으로 불리던 쇼트트랙에서 부딪히고 넘어지며 아쉬운 상황이 많았다.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욱 크지만 정작 선수들은 더욱 실망감이 컸을 거라 생각이 든다. 모두 수고 많았고 발전하는 선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4.

  평창올림픽 경기의 오점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종목에 출전한 선수들이다. 팀으로써 보여주지 말아야 할 경기 모습을 보였고 경기장 밖 인터뷰 모습도 실망스러웠다. 그 결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에 대한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현재 기준 60만 명에 육박하며 조두순 출두 반대 청원인 61만 명 5354명에 이어 역대 2위가 됐다. 아직 청원 마감까지 3주 정도가 남은 상황이라 역대 최다 청원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그 진심이 어떠하든지 이번 논란의 시작은 대한 빙상연맹의 고위 관계자 및 임원들이 아닐까. 빙상연맹뿐 아니라 우리나라 스포츠 협회들은 실력이 아닌 파벌이 먼저인 모습을 여러 번 보여주었다. 대체 언제 정신을 차릴 셈인가.


#5.

  경기장 밖에서는 북한 이슈로 '평양 올림픽'이라는 조롱을 낳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의 급격한 전향적인 자세로 인하여 대화의 물꼬가 트인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하다는 느낌이 든 게 문제다.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이 주목받았고 당사자인 선수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여자 아이스하키는 남북 단일팀을 결성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총리가 "아이스하키팀은 메달권이 아니다"라고 발언 후 사과하기도 했다.

  개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 부장을 대하는 태도도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김영남과 김여정의 인천공항 도착 현장에는 통일부 장, 차관 그리고 청와대 안보실 2 차장이 모두 마중 나간 반면 아베 일본 총리, 미국의 펜스 부통령이 올 때는 외교부 차관이 영접을 나갔다. 폐막식 참가를 위해 미국에서 온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 등 대표단 역시 장관이 아닌 차관보급인 외교부 의전장이 영접을 맡았다. 폐막실 날에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남이 문제가 됐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방남을 막기 위해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올림픽의 시작과 끝 모두 북한 이슈가 지나치게 부각된 점은 그다지 반갑지 않다.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의 성장을 확인하였다. 기쁜 일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종목들에 대해서 지원이 필요할 듯싶다. 그리고 잘못된 부패는 바로 잡아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8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전을 앞두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