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의 대체자산 혹은 결제수단으로의 발전은 가능할까?
* 본 글은 매수, 매도의 추천 글이 아닙니다. 투자의 판단은 본인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저는 이 공간을 통해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글들을 올렸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암호화폐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고 그 과정에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을 재평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018년 초 최고 가격을 경신했던 비트코인은 90% 가까이 폭락하면서 자산 가격이 엄청나게 줄었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10월부터 천천히 오르더니 지난 고점을 2배 이상 뛰어넘는 가격(1 비트코인 당 약 6500만 원)에 현재 거래 중이다. 지난 6개월 간 약 350% 폭등이고 2월 들어서만 60% 이상 상승한 결과라니 그 상승세가 엄청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쓸모가 없고 가치판단이 힘들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암호화폐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조금 달라져 있습니다. 누군가는 지난 2018년을 떠올리면서 버블이 곧 꺼지고 다시 폭락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암호화폐의 가격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예측을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상승은 지난 2018년의 상승과는 달라 보입니다. 암호화폐의 가치가 조금씩 부여되기 시작했고 자산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비트코인 지지를 밝혔고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테슬라의 투자 자산으로 편입했음을 밝힌 부분입니다. 더 나아가 추후 테슬라의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하도록 만들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차 가격이 비트코인 가격으로 정해지는 순간 비트코인의 적정가치를 나타내 주는 지표로도 쓰일 수 있게 됩니다.
세계 최대 간편 결제 업체인 페이팔은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했고 국내 결제 서비스 업체인 다날 역시 2년 전에 출시한 자사의 앱 '페이코인'을 통해 비트코인으로 즉시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상반기 내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최고 투자책임자인 릭 리더는 "우리는 비트코인에 조금 손대기 시작했다"며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최근 스닥 평균 수익률의 2.5배를 기록해 미국에서 떠오르고 있는 ARK 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 역시 비트코인을 투자 포트폴리오 중 하나의 자산으로 인식해 편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비트코인의 쓰임새가 점점 늘어나고 기관 투자자들도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편입을 시작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암호화폐에 몰린 것이 최근의 상승세가 만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것은 금입니다. 최근 금 시세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인데 이것을 두고 금이 가지고 있던 안전자산의 역할을 점차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차지할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그것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고?
아마도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고 말하면 '버블에 동참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지는 금과 달러와 비트코인과의 괴리가 확실히 점점 좁혀지고 있습니다. 금과 비트코인 모두 제한된 범위 내에서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의 채굴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동안의 문제는 비트코인의 쓰임새에 대한 논쟁이었는데 금으로는 귀금속을 만들고 비트코인으로는 결제를 하는 화폐 수단이 된다면 금보다는 비트코인이 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질 수 있습니다. 결국 결제수단으로써 암호화폐가 자리매김한다면 재평가를 받을만한 가치는 충분한 것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결제 시스템으로 정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화폐의 의미는 안정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가치가 현재와 같이 등락을 심하게 한다면 현재의 화폐를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일단은 일부에서만 사용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효용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겠죠. 또한 미국 연준이 통화패권을 가지고 있는 달러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암호화폐의 상승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는 것은 분명 하나 결제수단으로 가기에는 아직은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예전과 같이 버블이고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완전히 무시할만한 대상은 적어도 이제는 아닌 듯싶습니다. 국내외 정부에서는 암호화폐에 세금을 매기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자산으로써 공식 인정한다는 의미가 되고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면 지금보다는 더 가치의 변화가 안정화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투자자라면 직접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물론 단기간에 급등했기에 이 글을 읽고 바로 투자에 동참하는 것은 자칫 뇌동매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