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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Dec 11. 2017

2017 송년회

인천 상아 배드민턴 클럽

송년회

 송년의 시절이다. 세밑이 분주한 이유이기도 하다. 여남은 크고 작은 모임을 가지고 있는데도, 12월 송년 모임은 나에게 드문 일이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두 달에 한 번, 학기 중에 두 번, 때로는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나는 모임이 대부분이어서 송년회는 보통 지나쳐 온 것 같다. 나에게 3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풍성한 덕담을 쏟아내는 왁자한 송년 모임은 ‘배드민턴’ 송년 모임이 유일하다.

나의 클럽 생활

 2008년 ‘상아 배드민턴’ 클럽에 가입했을 때 우리 막내가 유치원생이었는데, 이제 2018년에 고등학생이 된다. 강산이 변할 정도의 긴 시간 동안 나에게 즐거움과 보람을 준 고마운 동아리 클럽 활동이다. 인천에만도 수많은 배드민턴 클럽이 있지만 우리 클럽은 배드민턴 실력만큼 ‘배려와 화목’이라는 정통성을 전통으로 내세우는 자랑스러운 클럽이다.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모여,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각기 다른 배드민턴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코트 안에서는 하나가 되는 마술을 부리는 단체이다. 땀 흘리고, 환호하고, 격려하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동안 낮 동안의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웃음만이 가득한 비타민 같은 체육관이 되는 곳이다.

2008년 9월 어느 날부터

 처음 맛보는 배드민턴 재미에 밥 푸다 주걱 들고 손목 운동할 정도로 빠져들었고, 밤 음주 문화에 젖어 밤이 깊을수록 우정을 확인했으며, 토, 일요일은 온전히 남편과 함께 하는 덕분에 공동의 추억과 즐거움이 많아지고, 이 나이에 동네 친구 사귀는 맛을 제대로 느껴 보기도 했다.

 무릎 어깨 관절이 고장 나 고생도 하고 때로는 체육관을 대여할 수 없다는 교장선생님과의 투쟁으로 침체기도 겪었으나 10년 동안 배드민턴은 이제 내 인생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버렸다.

 슈퍼 그뤠잇! 상아

 회장 및 임원 단 조직, 월례대회, 교류대회, 레슨 진행, 야유회, 창립기념회, 송년회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여느 단체 못지않은 조직의 맛과 리더십, 운영의 기술이 필요한 클럽활동이지만 모든 회원들의 협력과 지지와 응원으로 잘 성장해 왔다.

 일찍 와 네트를 설치하는 사람들, 꾸준한 레슨으로 실력을 키우는 사람들, 초심자들에게 모범을 보이는 실력자들, 실력 고수이지만 실력 겸손으로 배려하는 사람들, 서둘러 솔선하여 밀대를 미는 사람들, 쓰레기봉투와 재활용을 관리하는 사람들, 차와 음료를 마련하는 사람들, 행사 때마다 귀한 찬조를 일삼는 사람들, 목소리 바쳐 행사 진행하는 사람들과 모두의 웃음을 위해 춤추는 사람들 등등……. 이 모든 사람들이 합이 되어 상아의 아름다움이 지켜지고 있다.

 함께 한 시간들이 길어지니 그동안 부상으로 병가를 내거나, 이사나 직장 발령지 변동으로 부득이하게 클럽과 멀어진 회원들이 꽤 있는데, 그분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디를 가도 우리 상아 클럽 같이 정겹고 끈끈함이 가득한 클럽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서로를 믿고 많이 좋아하는 애정 가득한 클럽이다.

2017 결산대회

 2017년 12월 9일 토요일 3시부터 결산대회가 열렸다. 이번에는 경기이사님의 아이디어로 청, 백팀으로 나눠 게임을 진행했다. 세 그룹에서 벌어진 치열한 경기 끝에 청팀이 최종 우승했다. 배드민턴은 참 예민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스포츠여서 10점 이상으로 앞서고 있다가도 순식간에 역전당하는 참 믿을 수 없는, 그래서 더 매력적인 운동이다.

2017 정기총회

 경기 종료 후 정기총회가 열렸다. 부회장님의 개회선언과 총무님의 성원보고 그리고 회장님의 진행으로 총회가 이어졌다. 감사님의 2017년 회계감사가 끝나고 회원자격 심의 및 회칙 수정안 발의와 개정이 이루어졌다. 꼼꼼한 일처리와 책임감 가득한 임원진의 역할 분담으로 올 해도 의미 있게 총회가 잘 마무리되었다.

드디어 송년회

 저녁 6시부터는 예정대로 송년회가 열렸다. 올 해는 동네 숯불 갈빗집에 모였다. 여전히 숯불만큼 뜨겁고, 갈비 냄새만큼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각종 시상과 회장님, 고문님들의 인사 말씀이 이어졌다. 올 해에도 모든 회원들의 열화 같은 성원을 한 몸에 받은 것은 역시 행운권 추첨 행사였다. 물론 나에게는 행운의 기회가 오지 않았지만 수많은 선물들이-라켓, 가방, 꿀, 마사지 팩, 양말, 상품권 등등 -회원들의 품에 기쁨으로 안겨 버렸다. 건배사와 덕담들과 재치 있는 유머들이 우리를 계속 웃게 만들고, 뜸했던 회원들과의 대화는 여전히 우리가 서로를 좋아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해 주었다.

 장소를 옮겨도 우리들의 뜨거움은 이어졌으며, 마지막 남은 이들은 그 야밤에 남의 집 거실에 앉아 꽃차를 마시는 호사까지 누리며 2017년 장장 12시간의 송년회를 마무리했다.

2018년 우리 '상아 배드민턴'

 우리 클럽 창단 10주년이 되는 미 있는 ! 2018년이 다가온다. 모든 회원들의 바람대로 우리 클럽의 발전을 함께 기원해 본다.

10여 명의 귀한 신입 회원들이 ‘상아인’으로 잘 어울리길, 이심전심의 마음으로 서로를 잘 챙기길, 준비운동과 건강관리로 아프지 않기를, 만나면 좋은 친구~로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기를, 복귀하는 많은 회원들로 체육관이 북적이기를, 보다 많은 모임으로 예전의 밤의 무대가 부활하기를, 더불어 상아의 배드민턴 실력도 일취월장하기를…….

 오늘도 무탈하게 운동할 수 있음을 감사드리며 상아의 무한한 발전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상아 클럽이 있어 정말 좋다.

상아 클럽이 있어 정말 행복하다.

슈퍼 울트라 그뤠잇 상아 배드민턴 클럽!


https://brunch.co.kr/@theka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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