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 부는 11월이 오면
도루묵이 한창
엄마와 도루묵
도루묵과 굴
닭발을 물에 담가 핏물을 뺀다.
생협을 이용하면 국산 닭발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끓는 물에 향신 재료( 파, 생강, 커피, 청주 등)를 넣고 데치듯 삶는다.
건져 차가운 물에 깨끗이 여러 번 씻어 잡냄새를 없앤다.
고추장, 고춧가루, 마늘, 후춧가루, 꿀, 청주 등 양념에 버무려 재워 둔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양념이 타지 않게 볶아 낸다.
참기름과 깨소금을 올려 조금 식힌 후 먹는다.
도루묵과 굴과 닭발
도루묵 야들야들 연한 살을 양념에 묻혀 밥 위에 얹어 한 입 먹고, 동글동글 탱탱한 도루묵 알을 한 아름 입에 넣어 오물거리니 정말 맛나다. 톡톡 터지는 달큰하고 고소한 맛들이 쏟아져 나온다. 전에 느끼지 못한 도루묵의 참맛들이 대거 몰려든다.
이번에는 굴을 크게 한 술 떠 입에 넣어본다. 굴의 탱탱한 식감이 시원한 바다내음을 데리고 입안에 오래 머문다. 바닷속 우유라는 별칭답게 몸도 피부도 탱탱해질 것만 같다.
비닐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닭발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다. 야무지게 오도독거리며 씹는 찰진 맛이 닭발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맵고 짭조름한 맛들이 금방 밥 한 그릇을 비우게 만든다.
음식과 추억
친구들과의 먹거리 추억도 이리 뜨거운데, 가족과의 추억은 오죽하랴 싶다. 엄마가 만들어 준 가지나물을 몹시 먹고 싶다. 뭇국과 함께 어디서도 대체할 수 없는 우리 엄마만의 음식이다. 허기진 유년 군것질거리가 없을 때 오빠가 만들어 주던 호떡도 무척 먹고 싶다. 한창 성장기 오빠는 얼마나 입이 궁했으면 밀가루로 호떡을 다 만들었을까? 남편과 연애할 때 자주 먹던 뜨거운 홍합 국물도 잊을 수 없다. 그때는 겨울이 왜 그리 추웠는지 가난한 연인들에게 푸짐한 먹거리와 따스한 공간을 한번에 해결해 준 신포동 어느 골목 홍합탕 집은 고마운 우리의 단골집이었다.
음식과 사랑
그러나 가난으로 인해, 이별로 인해, 아픔으로 떠오르는 음식과 맛은 정말 어렵고 힘들다. 소중한 추억과 사람을 떠올리기 위해 다시 음미하지만 여전히 힘들다. 우연히 맞닥뜨릴 때도 여전히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