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과 퇴원 사이-엄마가 오셨다.
저들은 알까? 아니 나는 그때 알았을까? 저들처럼 일상으로 다니던 사거리를 환자복 차림으로 하릴없이 내려다보고 있을 줄을, 부러움을 잔뜩 품은 채로 지난 일상들이 온통 감사였음을 끄덕이며 이렇게 서 있을 줄을.
그간 염려해 주고 격려해 주고 찾아와 준 친구들과 친척들과 이웃들이 진정 고마웠다.
“ 선생님이 그렇게 어머니를 찾으시더라고요, 회복실에서 계속 ‘엄마’를 찾으셨어요. 어찌나 ‘엄마’를 부르시던지……”
아! 엄마가 왔었구나. 내가 이렇게 무탈하게 퇴원할 수 있게끔 엄마는 여전히 애를 쓰고 있었구나. 엄마는 나에게 와 고통에 잔뜩 찡그린 내 얼굴 펴주고, 뒤틀린 내 가슴 바로 잡아주고, 따스하게 손잡아 주며 머물렀었구나. 그리고 예전처럼 식은땀에 젖은 머리 넘겨주며 엄마 냄새 맘껏 맡게 해 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