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될, 어른이 될 소년들이 아프다.
천원짜리 주먹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환이는
테이프로 기워진 반지하 창문에,
나날이 검어지는 엄마 얼굴에,
가난이 아프다.
4학년 때 이미 흡연을 시작한 민이는,
몽둥이로만 떠오르는 얼굴 없는 부모에,
쳐다보면 맘 절이는 할머니 얼굴에,
저 밑 상처가 아프다.
아버지가 조선족인 준이는
억양이 다른 말투에,
내 맘껏 표현하지 못하는 답답함에,
다문화가 아프다.
소녀가 되고 싶은 철이는
거뭇거뭇 올라오는 입술언저리에,
남중학교의 한 소년이라는 것에,
미치도록 아프다.
엄마가 내과 의사인 빈이는
아등바등 지켜내는 성적표에,
더 열심히 하라고만 하는 채찍질에,
외롭기만한 기대가 아프다.
소년들이 모여 있는 어린 교실에서
그들의 아픔이 어둠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결국엔 빛을 만들기 위한 그림자이기를 바라는
무력한 나도 슬프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