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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락 한방현숙 Aug 06. 2021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 동물의 법적 지위!

따끈한 심장과 감정의 눈빛을 지닌, 내 가족이다.

2021.07.30. - 동물의 법적 지위 인정-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2021.08.02. - 동물등록 자진신고 운영기간 및 집중단속 기간 운영- 9/30까지 2개월 령 이상 의무 등록!
동물 등록

 사회면 뉴스, 2개의 표제가 눈에 들어왔다. 강아지를 키우고 있고, 그 강아지 ‘잡채’가 아직 미등록 상태이기에 지나칠 수 없었다. 2년 전, 다니던 동물 병원에 등록 대행을 맡기려다 비용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 적이 있다. 구청에 직접 문의하면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차일피일 미루다 등록 기회를 놓쳤다.

♡ 인천 남동구청 농축수산과 동물관리팀 담당자에게 연락을 했다.
♡ 분명 ‘구청에 신청’이라는 안내문구가 있는데도, 동물병원에 대행 신청하라고만 안내한다.
♡ 다니던 동물병원에 문의하니, 마침 펜던트가 소진되었다고 다음 주에 오라고 한다.
♡ 드디어 동물병원에 가서 외장형을 선택하여 등록(비용-20,000원)했다.
♡ 강아지는 동반할 필요(당연 데리고 가야 하는 줄 알았다.)가 없었는데, 굳이 16Kg, 쫄보를 안고, 걸리고 가느라 허리가 휘어질 정도로 애를 썼다.
♡ 바코드가 새겨진 스티커와 귀여운 펜던트를 받았다.
♡ 동물등록증은 며칠  뒤 나오는 모양이다.
♡ 반려견 미등록일 경우 과태료(20만 원 이상 60만 원 이하)가 부과된다.

 

 혹시라도 강아지 ‘잡채’를 잃어버릴 경우를 걱정하며, 내장형과 외장형 중 무엇을 선택할까 고민했다. 외장형인 경우 펜던트가 분실되면 아무 소용이 없지만 왠지 몸 안에 칩(정말 안전하다고 한다.)을 심는다는 게 꺼려져 외장형을 선택했다. 자진신고 운영기간에 동물 등록을 마칠 수 있어서 그동안 찜찜했던 마음이 가벼워졌다.    

동물병원에 넥타이 메고 등록하러 다녀왔어요.
아파트 정원 밖은 너무 위험해요. 병원 다녀와서 지쳤어요.
엄마, 막내 누나가 또 장난쳐요.
빨래감으로 숨겨놓기!
제 꼬리에 리본 달기
씨름하기, 이번만 참아줄래요.
막내 귀염둥이 인생도 고달퍼요. ㅎㅎ 제가 그렇게 예쁜가요?
동물의 법적 지위

 반려인이 아닐 때에도 반려동물의 처우(사체를 일반 쓰레기봉투에 넣어 배출하는 것 등)에 납득이 가지 않을 때가 많았으니, 강아지 ‘잡채’를 키우면서부터 동물에 대한 생각이 예민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강아지 ‘잡채’와 교감하고, 위로받고 가족이 되면서 다른 동물에 대한 생각과 느낌도 많이 발전하고 있다.     

♡ 돼지 족(발)을 먹으면서, 이 돼지도 강아지 ‘잡채’와 같은 동물인데, 나는 왜 거리낌 없이 먹고 있나? (하는 생각을 처음 해 보았다.)
♡ 개는 안 되고, 닭이나 소는 왜 되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육식을 즐기고 있지만 말이다.)
♡ 다정히 손잡고 가는 할아버지와 손자가 살짝 불편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손에 든 곤충채집 용기 때문이다.)
♡ 한 나절 열정적으로 울고 있는 매미를 가볍게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다.
♡ 패키지여행에서 본 ‘코끼리 쇼’를 떠올리니 정말 도리질이 나왔다. (오래전, 그때도 영 불편했지만!)
♡ 홈 쇼핑 광고에 나오는 모피를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되었다.    
♡ 예전에 구매한 옷과 가방을 여전히 입고, 메고 다니지만 마음은 달라졌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이 입법 예고되었다고 한다. 동물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의 동물 인식 수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왔다. ‘1,000만 반려인, 동물학대, 사지 말고 입양. 펫 샵 이용 반대 운동, 동물보호, 개 사육장 폐쇄 등’의 말들을 돌아봐도 잘 알 수 있다.

 수년 전,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하던 ‘시골 개 누렁이, 몸보신, 땡칠이, 개팔자, 사고파는 물건 취급, 애완동물 등’의 말들을 함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아직도 시대의 흐름이나 의식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저 유별난 사람들(돈이나 시간이 많아서)의 돈지랄쯤으로 알면 큰 코 다치는 세상이 되었다. (제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드라마 여성 캐릭터를 표현할 때, 가슴에 예쁜 장난감 같은 강아지를 안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동물은 물건이 아님’을 인정한 국가(프랑스, 미국 등)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일이나, 이제라도 동물의 법적 지위가 바뀐다니 정말 다행이다. 동물을 괴롭히는 일은 물건을 훔치거나, 파손하는 데서 멈추는 범죄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을 학대하고, 앗아가고, 폭행하는 엄청난 범죄로 보는 것이다.
 어떤 생명도 다른 생명을 함부로 할 수 없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다른 동물에게 의견을 물으면 엄청 비웃을 수도 있다) 생명 존중 사상을 (인간에게만이 아니라) 세상 골고루(미물이라 칭하는 모든 생명체에게) 미치게 한다면, 그때야 진정 만물의 영장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겠는가!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 변화가 참 반갑다. 말 못 하는 동물이지만, 분명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 안다. 사랑한다고 애정 표현하는 따끈따끈한 심장을 지닌 동물이다. 절대 물건이 될 수 없다.

 나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나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나와 감정을 나누는 친구이자, 가족인 것이다.

 

 강아지 ‘잡채’와 생활한 지 고작 1,000일이 되었지만, 앞으로 영원히 함께 할 나의 동반자임이 분명하고, 나는 사랑으로 마지막까지 책임질, 사람 엄마임을 약속한다.

엄마, 누나가 저한테 왜 그럴까요? 밥값(오리뼈 먹기)하기 정말 힘들어요. 어서 저를 도와주세요.(편들어 달라는 간절한 눈빛이, 그저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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