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다 생명이거늘.
가축장에서든,
거리에서든,
심지어 도살장에서든,
나와 같은 생명이거늘.
생긴 대로 사는 것이 생명의 시작이거늘.
부리가 잘리고,
깃털이 몽창 빠지고,
한 없는 불빛 아래 불면의 고통이,
결국은 우리가 당할 수모가 되는 법이거늘.
움직이는 것은 다 동물이거늘.
주로 먹는 사람들도,
주로 먹히는 돼지들도,
같은 동물이거늘.
비록
먹고 먹히는 것이 운명일지라도
기꺼운 삶을,
자연 닮은 생명을,
주고 받아야만
우리가 짐승됨을 가까스로 피할 수 있는 법이거늘.
인간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우열의 관계 지어
군림하지 않아야 하는 법이거늘.
살아있는 모든 것 앞에서는 무조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