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생애가 사라진다는 것
다섯 명의 구급대원이 삼촌을 에워싸고 번갈아 심폐소생을 하고 있었고, 삼촌은 의식을 잃은 채 낙엽 같은 몸을 뉘이고 마지막 숨을 모으고 있었다. 깡마른 몸은 구급대원의 손길도 버거워 보였다. 등 바닥까지 꺼져버린 가슴은 이미 구원의 손길에서 멀어진 듯 절망스럽게 느껴졌다.
한 사람의 생애가 통째로 사라지는데, 시간은 너무 찰나에 머무는 듯했다.
돌아보니 공교롭게도 국가의 대참사 때마다 같은 해에 가족을 잃어버렸다. 1995년 6월, 삼풍이 붕괴된 해에는 교통사고로 오빠를 잃었고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는 겨울에 엄마를 여의었다.
사고와 지병으로 가족을 잃어도 평생 한으로 남아 극복하기 힘들다. 건강한 애도기간을 거친다 해도 감당하기 힘든 상실감으로 자주 휘청거린다. 그런데 하물며 국가적 대참사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거나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참담함은 어떠하겠는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미리 예방할 수 있었던 국가적 재난에 대한 분통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2022년 10월의 마지막, 11월의 시작이 비극으로 가득 차 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 메인에 기사로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