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원격연수를 통해 신영복 선생을 다시 만나다.
연수명은 '인문학 특강 더불어 숲'이다.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더불어 숲, 처음처럼, 20년의 수감생활, 성공회대 교수 등과 함께 신영복 선생의 얼굴을 떠올렸다.
♡ 여러 번의 책장 정리 후에도 남아있는 책 중에 선생의 저서가 여러 권이다.
♡ 선생의 그림과 글씨는 선명하게 남아 오랫동안 마음을 울렸다.
♡ 고된 감옥 생활 속에서도 삶과 사람에 대한 마음을 어찌 아름답게 키워낼 수 있는지 늘 존경스러웠다.
♡ 2018년 겨울, 돌아가신 지 2주기를 추도하는 전시회(인사동 동산방화랑)를 다녀왔다.
♡ 수감 생활을 통해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식을 관계론으로 풀어낸 사상가!
♡ 인간과 생명, 평화와 공존의 참 의미를 전달해 온 교육자이자 저술가!
♡ 글씨와 그림을 통해 삶의 가치와 민중 정서 및 시대정신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서화작가! 그리고 시대의 참 스승, 쇠귀 신영복
1차시- 더불어 숲
"현시대 뼈대와 뿌리는 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뿌리는 튼튼하게 우리가 지켜야 하는데, 중요한 것은 뿌리가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입니다."
2차시-가장 먼 여행, 공부
♡ 공부란 세계와 나 자신에 대한 공부를 뜻한다.
♡ 고전을 읽는 방법은 서삼독(書三讀)이다. 텍스트를 읽고, 텍스트의 필자를 읽고, 독자 자신을 읽는 것이어야 한다.
♡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은 애정과 공감의 공부다.
♡ 가슴에서 발까지의 여행은 변화와 실천의 공부다.
♡ 변화와 창조는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이루어진다.
♡ 변방이 창조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중심부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어야 한다.
3차시-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
♡ 문사철(文史哲)은 이성 훈련 공부로 고전문학, 역사 철학을 의미한다.(언어, 개념, 논리)
♡ 시서화악(詩書畵樂)은 감성 훈련 공부다. 세계를 훨씬 풍부하게 담고 자유롭게 전달한다.
♡ 영상서사(映像敍事)는 세계 인식과 전달에 있어서 위력적이다. 그러나 주체를 소외시킨다.
♡ 문사철의 추상력, 시서화악의 상상력, 영상서사의 압도적인 전달력, 그리고 이것의 결정적인 강약점을 유연하게 배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4차시- 시로 만나는 세계
♡ 시경은 채시관이 백성들의 노래를 수집한 민중시가 대부분이다.
♡ 시경의 현실주의와 초사의 이상주의, 이를 잘 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5차시- 변화와 철학
♡ 오래된 미래, 주역의 사상은 한마디로 변화이다.
♡ 주역에서 발전하는 최고의 관계론은 성찰, 겸손, 절제, 미완성, 변방이다.
♡ 이중 최고의 덕목은 단연 '겸손'이다.
6차시- 공존의 원리
♡ 만세의 목탁, 공자-중국 역사상 최고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해온 유가 사상, 그 중심에 공자가 있다.
♡ 논어에서 가장 귀중하게 읽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인간관계 담론이다.
♡ 화동(和同) 담론에서 화의 논리는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논리이면서 나아가 공존과 평화의 원리이다.
7차시 - 물의 철학
♡ 중국 사상은 지배담론인 유가 사상과 비판 담론인 노장사상이 두 개의 축을 이루고 있다.
♡ 노자의 근본 모델은 자연이고, 자연은 스스로 존재하는 최고의 질서, 가장 근본적인 질서다.
♡ 노자의 상편은 도(道)로 시작하고, 하편은 덕(德)으로 시작하기에 도덕경이라 불린다.
♡ 노자가 물을 최고의 선과 같다(上善若水)고 한 까닭은 3가지(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한다. 물은 다투지 않는다. 물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이다.
♡ 물은 민초들의 정치학이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의 실천적 과제이다.
♡ 하방 연대는 낮은 곳으로 지향하는 연대다.
8차시-책과 현실
♡ 법가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으로 법가를 읽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법가의 현실성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 법가사상에서 적극적 의미로 읽어야 하는 것은 개혁성과 법치주의다.
♡ 법가는 시대의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대응방식을 모색한다.
♡ 법가는 제자백가의 공리공담과 낡은 생각을 비판한다.
9차시- 아름다운 추억의 힘
♡ 청구회 추억은 아름다운 인간관계와 추억의 힘을 보여준다.
♡ 1966년 서오릉으로 가는 소풍에서 꼬마 6명과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 매달 마지막 토요일 5시, 장충체육관 앞에서 만나 독서토론을 하는 등 어린이들과 어울린다.
♡ 1969년 남한산성 육군 교도소에서 사형수로 있을 때 쓴 글이다.
♡ 서오릉으로 가는 길은 진달래처럼 화사한 구원의 시간으로 떠오른다.
♡ 미술 선생님의 작품, 그림 '전장의 아이들'을 보고 모임 이름을 지었다.
♡ 추억은 화석 같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단히 성장하는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10차시-누구나 꽃
♡ 하루의 징역을 외치는 겨울 새벽의 기상나팔은 강철로 된 소리다.
♡ 누구든지 주인공의 자리에 앉으면 빛이 난다.
♡ 그 사람의 인생사를 경청하는 것이 최고의 독서이다.
♡ 교도소의 문화가 침묵의 문화라면, 교도소의 예술은 비극미라고 할 수 있다.
♡ 비극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 정직성에서 찾을 수 있다.
♡ 당사자의 정직함을 뼈대로 삼고 있는 비극의 구조 자체가 아름다움으로 나타난다.
♡ 감옥은 또 하나의 대학시절, 인간학의 교실, 역사학의 교실, 사회학의 교실이었다.
11차시-함께 맞는 비
♡ 남을 돕고 도움을 받는 일이 경우에 따라서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더 큰 것을 해치는 일이 된다.
♡ 도움의 이면에는 순수하다고 하더라도 상략적 동기, 정략적 동기, 향락적 동기 등 실상 여러 가지 숨은 동기들이 있다.
♡ 사람은 스스로를 도울 수 있을 뿐이며,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스스로 돕는 일'을 도울 수 있음에 불과하다.
♡ 동정은 측은지심의 발로로써 미덕으로 여겨지지만 동정은 동정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동정하는 자의 시점에서 자신을 조감케 함으로써 탈기와 위축을 동시에 안겨준다.
♡ 자본의 논리와 시장의 논리가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모든 인간적 가치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 오늘의 현실 속에서 '나눔'은 사회와 인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민감한 코드가 아닐 수 없다.
♡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눔으로써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써 두 배로 커지는 것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 그런 점에서 나눔은 사랑이어야하고 모임은 봉사이어야 한다.
12차시- 서도의 관계론
♡ 할아버지 사랑방에서 글씨를 배웠다.
♡ 감옥에서 정향 조병호 선생과 노촌 이구영 선생에게서 사사 받는다.
♡ 어머니의 손 편지를 보고 민(民)들의 정서를 담아낸, 궁체와 판본체와는 다른 한글을 쓰기 시작한다.
♡ 서도의 미학은 관계를 중시한다는 것, 관계론이다.
♡ 서여야(書如也), 무릇 글씨는 같아야 한다.
♡ 같다는 것은 물론 글씨의 형식과 내용이 같아야 한다는 뜻이지만 형식과 내용의 조화뿐만 아니라 서예란 다른 모든 예술과 마찬가지로 그 시대의 고민을 담아야 한다.
♡ 그 글씨를 쓴 사람이 그 속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13차시-콜럼버스와 인도의 마음 갠지스강
♡ 콜럼버스가 출항한 우엘바 항구는 근대의 출발지, 유럽의 출발지, 세계화의 출발지이다.
♡ 유럽의 근대사는 강철의 논리로 일관한다.
♡ 자본주의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참혹한 희생이 있다.
♡ 바라나시의 강(갠지스강)에 순례자들이 찾아와 인도의 마음, 갠지스강을 길어간다.
♡ 인도가 키워오고 있는 달관의 문화는 탈문맥(脫文脈)이고, 우물을 벗어나는 탈정(脫井)이다.
♡ 한쪽을 수탈해서 자기의 성취를 만들어 내는 근대사회의 기본구조를 직시하기 위해서는 양쪽을 아울러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14차시-지식인의 자세
♡ 하곡 정제두 선생이 강화로 낙향하여 강화학파가 만들어진다.
♡ 양명학의 3 강령은, 심즉리(心卽理), 치양지(致良知), 지행합일(知行合一)이다.
♡ 주자학이 지주들의 정치학이라면, 양명학은 상인계층을 대변하는 사상이다.
♡ 이론과 현실이 모순된다고 느낄 때, 두 가지 대응방식, 첫째는 실사구시의 대응 방식, 현실 중심의 해결책이고 둘째는 진리의 방식이다.
♡ 대응 개념 자체의 의미를 재구성한다. 실사구시는 Hear and Now, 그리고 How!
♡ 진리 방식의 대응은 Bottom and Tomorrow 그리고 Why!
♡ 우리에게 요구되는 지식인상은 전인격적인 개인이 아니라 집단적 지성이다.
♡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 지식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품성을 한 가지만 말하라고 하면 단연' 양심적'인 사람이다.
♡ 양심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인간학일 뿐만 아니라 그 시대와 그 사회를 아울러 포용하는 세계관이기 때문이다.
15차시-희망의 언어
♡ 석과불식(碩果不食), 씨 과실은 새봄에 새싹으로 돋아나고, 다시 자라서 나무가 되고 숲이 된다.
♡ 역경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엽락, 체로, 분본이 필요하다.
♡ 엽락(葉落)은 환상과 거품을 청산하는 것이다.
♡ 체로(體路)는 구조와 뼈대를 직시하는 것(정치적 자주성, 경제적 자립성, 문화적 자부심)이다.
♡ 분본(糞本)은 뿌리를 거름하는 것이다.
♡ 뿌리가 곧 사람이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다.
♡ 무기수로 자살하지 않은 이유는 겨울 독방의 신문지만 한 크기의 햇볕 덕분이었고, 하루하루의 깨달음과 공부는 살아가는 이유였다.
♡ 자기의 이유(自由), 이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자부심'이기도 하다.
연수를 듣고
사람으로, 자연으로, 낮은 곳으로 향하는 애정과 관심이 지혜로워 여러 번 새겨 들었다.
신영복 선생의 언어는 낮고 고요하지만 풍요로운 성찰과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언어이다. 통찰과 지혜를 통해 평화와 민주,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신영복 선생의 가르침은 어두운 시절을 비추는 등대와 같다고 연수에서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