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락 한방현숙 Apr 27. 2016

엄마 가신 지 석달 하고도 열흘

비가 온다.

그 날은 눈이 왔었다.

눈물 흘리는 날에는 어김없이…….

     

비가 오고

눈이 오고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다니고

늘 그런 풍경으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나의 그리운 사람만 사라졌을 뿐이다.

     

호수에 풍랑이 일지 않는다고,

한 방울의 물이 작은 파문만 만들었다고

존재가 없었던 것이 결코 아니듯

     

세상은 태연하게 흘러가지만

너무도 냉정하게 변함없지만

나의 가슴에 거대한 풍랑을 일으키고

나의 인생에 거센 동그라미 파문으로 수를 놓던

그 분은 분명 내 곁에 살아 있었다.

     

내리치는 빗방울 만큼이나 강하게

튀어오르는 물방울 만큼이나 많이

사랑으로

분명 나의 곁에서 살아 움직였다.

     

이 빗방울 모여 나를 적시고

마지막 한 방울 눈물마저 몰아내면

이제 나는

확연히 달라진 세상에서

조용한 파문으로 수를 놓을 것이다.

     

                                     (2015.03.03.)

     

     


매거진의 이전글 49재를 올리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