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쥐'란?>
악...악!! 여보 여보!! 일어나 봐!!
이건 또 뭔 일인가 싶었다. 늦은 새벽이었다. 나는 당연히 세상모르게 꿈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었더랬다. 그러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희미한 외침이 들려왔다. 순간 꿈속의 장면들은 사라졌고, 눈은 떴지만 온전히 잠에서 헤어져 나오진 못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침실 곳곳에 희미하게 채워지는 가습기 연기가 보일 때쯤 또렷하게 아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여보, 여보, 다리 다리..! 악...
아내는 고통스러운 외마디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다. 깜짝 놀란 나는 순간적으로 아내를 살폈고 자연스럽게 오른쪽 허벅지부터 주무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놀란 나머지 온 힘을 다해서 오른손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을 사용했다. 점점 잠에서 깨기 시작하면서는 허벅지부터 다리까지 순차적으로 다섯 손가락 힘의 밸런스를 유지하며 마사지를 이어갔다. 하지만, 아내는 힘들어했다. 요즘 매일 종아리에 쥐가 나고, 알 수 없는 허벅지 통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익숙했다. 남편인 나도 자연스럽게 다리에 손부터 갈 정도니까 말이다. 아.. 이게 뭔 '쥐'랄 이란 말인가. 임신의 행복은 대단히 크지만 하루 멀다 하고 임산부의 심신 고통은 짐작할 수가 없는 미궁이 이어지고 있다.
그 녀석의 정체를 밝히다
임신해보면 알게 된다. 몸의 변화에 따라서 이게 임신의 증상인지 아닌지 말이다. 검색 포털에서 찾아보면 참 신기하게도 임산부마다 증상은 다르게 오지만, 종합해보면 누군가는 겪기 마련이란 것을 말이다. 아내가 고통을 겪고 있는 허벅지 통증이나 쥐가 나는 것은 임산부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다행인가?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게 마음이 편하긴 하다. 그 녀석의 증상은 '환도선다' 였다. 이름부터 참 어렵지 않은가! 한의학에서 말하는 혈자리의 하나라고 한다. 대둔근 아래로 좌골신경이 지나가는 곳이다. 쉽게 말하면, 엉덩이에 힘을 주면 '움푹'들어가는 골반뼈 쪽을 의미했다. 정확한 명칭은 '증상 유발 골반이완증'...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우리는 전문가가 아니니깐
아기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축복이다. 다만, 출산할 때까지 아내가 겪고 있는 크고 작은 수고는 지켜보는 남편으로서는 고맙고 미안함이 동시에 오게 된다. 지금은 뱃속에 아이가 점점 커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데 그만큼 배도 많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즉, 배가 앞으로 크게 쏠리며 골반도 틀어지고, 허리도 아프기 시작했다. 때문에 '걷거나 움직일 때 알 수 없는 찌릿함이 단전에서부터 시작하고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아쉽게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하는데 보통은 '혈액순환'이 문제라고 의견들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축구선수들이 시합을 뛸 때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열심히 운동장을 뛰어다니지 않는가. 그런 선수들도 가끔 찾아오는 것이 다리에 경련과 쥐가 나는 모습이다. 고통스러워하는 선수를 위해 주변 동료들은 익숙한 듯이 누워있는 선수의 쥐가 난 다리를 들고, 앞발이 몸 쪽으로 오게끔 하고 있는 힘껏 다리를 쫙 펴고 당겨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혈액순환'을 돕는 행위다. 마찬가지인 거 같다. 하지만 순간적인 쥐가 나는 고통은 없앨 순 있어도 또 어느샌가 다시 찾아오는 게 문제였다.
칼날이 선 것처럼 아파. 왜 그런지 모르겠어. 허리도 아프고
그래서 이름이 '환도섰다, 환도선다'라고 표현을 한다고 한다. 얼마나 아플까. 맘 카페에서 이미 환도를 겪은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막달까지 남편한테 의지를 해야 걸을 수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야 사라지는 고통이다" "걷다가 소리를 지른 적도 있다" "정말 쥐랄 병이다"??! 전국 20만 임산부님들 정말 대단하고, 감사합니다!!
남편이 해야 할 일
임산부 환도선다 통증을 줄 일 수 있는 방법은 선배들의 지혜로부터 알게 되었다.
첫째, 꾸준한 스트레칭
둘째, 바른 자세 유지
셋째, 환도부근 테이핑 하기
결국엔 '혈액순환'과 '근육이완'이었다.
한 자세로 계속 있기보다 '옆으로 눕거나, 서 있기, 허리 펴고 앉기, 산책하기, 스트레칭하기, 마사지 하기, 스포츠 테이핑으로 근육 이완시키기, 잘 때 다리 사이에 쿠션 놓아 발 높이 조절해주기... 정말 다양한 방법들이 쏟아졌다. 물론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나는 하나씩 하나씩 아내도 하나씩 하나씩 고통을 참아가며 적용을 해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 걸까? 무방비 상태인 최근보다는 훨씬 의연하게 대처하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누구나 겪는 증상은 아니라곤 하지만, 그만큼 우리 '단아'가 잘 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 거 같다. 너무 잘 커서 몸이 무거워지나 싶지만..:)
오늘은 '스포츠 테이핑'을 처음 시도해볼 예정이다. 운동할 때 사용만 해봤는데 임산부 아내를 위해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부디 씩씩한 나의 아내로 돌아오길 바란다.
임신과 신체의 변화
현재 약 28주가 되었다. 그동안 임신하고 몸도 변하고, 감정도 변화무쌍해왔다. 지금도 여전히
간단히 정리를 해봤다.
몸과 마음
1. 거북목이 심해졌다. 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2. 어지러움이 동반되었다. 빈혈끼도 있어서 '철분'을 두 배로 늘렸다.
3. 유방통증이 심해졌다. 가슴 마사지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4. 다행히 튼살은 적어 보였다. 다만, 임신선이 진해지기 시작했다. 와우.
5.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프고, 환도가 제대로 섰다. 오른쪽 다리가 유난스럽게 쥐랄이다.
6. 잦은방귀가 시작되었다. 제대로 '방귀를 트기 시작' 자연스럽다. 고맙다.
7. 감정 기복이 크진 않다. 다만, 예민스럽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늘도 '왕조시대'는 임신을 통해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덕분에 단아는 잘 크고 있고, 엄마와 아빠도 잘 자라는 거 같다.
소녀시대의 GGGG 베이베 베이베 베이베였으면 좋았을 텐데..
왕태일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