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을 연기하면서 위약금을 지불한 부분도 있고, 아마 또 연기하게 되거나 취소한다면 더 큰 금액을 날리게 될 것이다.
날렸다면 날린 거고, 아니면 아닌 건데
아직까지 속이 쓰린 걸 보면 날린 게 분명하다.
아무튼 소비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 돈을 지출하고 돌아보니
결혼식, 다시 계획한다면 어떻게 할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어른들의 의사가 조금 빠지고 정말 내 마음대로만 결혼식을 계획한다면, 제일 먼저 수정할 것은 역시나 참석 인원이다.
우리, 우리의 가족, 우리 가족의 직계가족 정도 선에서의 가족만 초대하고 (사실 이렇게만 해도 50명은 될 테다..)
직장을 제외하고 정말 친한 친구들만 몇 초대하게 될 것이다. (부모님의 친구도 조금........)
그다음으로 수정할 것은 인원에 알맞은 장소 선정
적은 사람들끼리 (그래 봤자 100명은 될 것 같지만) 소규모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소를 선정할 것이다.
정원이 딸린 갤러리, 한옥, 하우스, 루프탑 웨딩 등... 무궁무진하다.
다만 최근 하우스웨딩업체의 폐업 기사를 보니 안정적이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를 고르기는 대형업체보다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영화관 대관은 어떤가? 영화관은 50인 미만 제한도 없던데^^
소규모로 정해진 인원만 초대하기 위해선 청첩장도 바뀌어야 한다. 연예인 결혼처럼 '이 청첩장을 수령하신 분들만 입장이 가능합니다.'가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식사는 코로나 시대가 아니라면 먼 걸음 해주신 분들께 당연히 제공할 것이다. 다만 소규모니까 노 뷔페! 코스!
코로나 시대가 쭉 이어진다면 식사는 어렵다.
최근엔 식사는 제공하지 않고 답례품으로만 제공하는 경우도 상당한데, 식대와 똑같이 계산되지만 답례품의 품질은 조금 아쉬워 보였다. 업계들이 답례품의 품질도 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여러 개씩 수령하여 정작 참석하신 분들이 다 못 받아 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ㅜㅜ
아무튼 코로나 시대가 쭉 이어진다면 예상되는 내 결혼식 계획은 식사가 없는 드라이브 스루가 아닐까!
-하객 맞이 시간을 예식 이전 30분 정도로 명시해놓고, 밖에서 하객을 맞이하며 대화를 나누고 식사를 대접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답례품으로 바로 드린다.
트인 공간이라 코로나로부터 약간은 안심할 수 있고, 예식도 지금 50명 미만 제한이라고!!!!!!!!! 하니 그 인원 안에서 진행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되면 오히려 인기 있는 시간은 골든타임(11시-2시)이 아닌 애매한 시간이 더 인기가 있을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하객 맞이를 신랑과 신부가 같이 하게 되는 것!
이것만큼은 실제로 진행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사실은 원래 내가 로비에 나가서 하객을 같이 맞이할 생각이었는데, 요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마스크도 껴야 하고, 앞뒤로 방역을 해야 해서 예식시간도 짧아졌기에 여의치 않아 보인다.
그래도 드라이브 스루 해서 밖이던, 대기실이던 부부가 함께 하객을 맞이하며 서로의 지인을 소개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계획만큼은 실천에 옮겨볼 생각이다.
진짜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안 한다.
안 해도 괜찮은 것 같다. 정말로!
직계가족만 모시고 근사한 곳에 식사하고 가족사진을 남기는 것으로도 충분히 이벤트스럽지 않은가?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점점 좁아지는 인간관계망 속에 직계가족끼리만 진행해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의견이다. 평생 한 번 있을 축제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나누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내 결혼식 하는 거 꼭 보고 싶은데, 그날 모임도 해야 되는데..!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나보다 더 기대하는 분들도 있었다.)
상상의 나래는 여기까지다.
조금 더 빨리, 혹은 아예 늦게 결혼을 했다면 상상을 충분히 현실로 옮겨볼 수도 있었을 텐데.
이래저래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사실 쓰면서 중간중간에 화가 치밀 때도 있었다. )
하지만 코로나 이전 시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하니까, 앞으로 계획하는 많은 분들은 행사를 준비할 때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