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ster and Margarita, 거장과 마르가리타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선과 악의 경계를 탐구하는 동시에, 예술과 사랑의 본질을 묻는 작품이다.
악마 볼란도와 그의 수행자들이 소련의 모스크바로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스크바에서 그들과 마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극적이면서도 희극적인 방식으로 삶이 무너지거나 죽음을 맞이한다. 이들은 억압적인 사회 구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이득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 사회에 굴복하고 순종했기 때문에, 다시 말해서 비겁했기 때문에 더 권위를 누리고 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사람들이다. 사회의 정치사상을 그대로 수용하고 선전하는 예술가들,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예술가들을 억압하고 조롱하는 비평가들, 어려운 주거환경을 이용해 돈을 벌고 치졸한 권력을 누리는 주택조합장, 그리고 국민들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비밀경찰 조직이 바로 그들이다.
악마와 그의 수행자들은 그래서 단순한 '악'일 수 없다. 그들이 멸시하는 사람들은 단순한 '악인'들이 아니지만 그들의 비겁함은 죄악이고, 악마들은 그 죄악을 단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과 선의 경계는 흐릿해진다.
What would your good do if evil did not exist, and what would the earth look like if shadows disappeared from it? Shadows are cast by objects and people.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선은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어? 그림자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는 어떻게 보이겠어? 그림자는 사물과 사람들에게서 생겨난다고. (213)
마르가리타는 사랑을 위해 마녀가 되고, 악마의 무도회를 주최하는 여왕이 된다. 그녀는 영민하게 악마의 비위를 맞추고, 오직 사랑을 위해서 다른 모든 판단을 보류하고 자신의 풍족한 현재의 삶을 버리고 미래를 담보하여 악마와 거래를 한다. 그리고 거장은 그녀와 악마의 도움으로 정신병(다른 예술가들과 비평가들 때문에 생긴 극도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유일하게 악마의 힘으로부터 진정한 구원을 받았다. 그렇다면 그들은, 악인가?
거장은 진정한 예술, 마르가리타는 진정한 사랑이다. 예술과 사랑은 선악의 경계 너머의 것이다. 그리하여 거장과 마르가리타는 선의 예수가 거두지 않는다. 예수의 명으로 악마와 그의 수행자들이 그들을 "평화"로 이끈다.
He does not deserve the light, he deserves peace.
그는 빛을 누릴 자격은 없어, 그는 평화를 누려야 해. (361)
그렇다면 왜 본디오 빌라도일까. 예수를 죽인, 악의 상징인 본디오 빌라도. 그와 예수의 첫 만남과 판결과 선고와 처형을 다루면서, 거장의 작품은 본디오 빌라도의 내면을 세심하고 깊이 있게 다룬다. 그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사회 구조를 강화하고 유지해야 하는 책임자의 위치에 서 있는 자로서, 그의 죄악은 그의 비겁함이고, 그가 악 그 자체는 아님을 강조한다. 총독으로서 그는 예수를 단죄해야 했지만, 인간으로서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고 고뇌한다.
He would do everything to save the decidedly innocent, mad dreamer and healer from execution!
확실하게 무죄인, 미친 몽상가이자 힐러를 처형으로부터 구할 수만 있다면 그는 무엇이라도 할 것이었다! (320)
다시 한번 선과 악의 경계가 흐려진다. 예수와 빛의 길을 함께 걸으며 걸으려, 아주 긴 시간 동안 고통받던 본디오 빌라도는 거장의 작품으로 인해 드디어 구원을 받는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예술이 지닌 구원의 힘이다. 예술은 선악을 초월하여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이다.
Manuscripts don't burn
원고는 타지 않는다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