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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돌보듯 나를 돌보기로

메마른 꽃, 이렇게 나를 대하기로 했다.

by 우리의 결혼생활


메마른 땅에 홀로 서 있는 장미를 상상해 보세요.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물과 영양분 없이는 시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꽃잎은 점점 말라가고, 줄기는 힘을 잃어가며, 그 고유한 향기마저 사라져 갑니다.


우리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직 남을 위해서만 살아갈 때, 우리는 바로 그 메마른 땅의 장미가 됩니다. 아무리 선한 의도로 베풀고 가르치고 도와준다 해도, 정작 자신의 내면은 갈라진 땅처럼 메말라가는 것입니다.


남을 돕는 아름다움의 그림자


남을 돕는 일은 분명 아름답습니다. 자녀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누군가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일. 이런 순간들은 우리 삶에 깊은 의미를 부여해 줍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일에만 몰두하다 보면, 언제부턴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립니다. 타인의 필요에는 민감하면서도 자신의 필요에는 둔감해집니다. 다른 사람의 상처는 보이는데 자신의 상처는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정원사가 모든 꽃을 아름답게 가꾸면서도, 정작 자신이 심은 장미 한 송이는 물 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책 쓰기, 나에게 주는 물


그런데 요즘 책을 쓰면서 느끼는 것은, 이것이 바로 메마른 내 땅에 주는 물과 같다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때만큼은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


다른 누구를 가르치거나 돕기 위한 것이 아닌, 오롯이 내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내 경험을 의미 있게 엮어가는 과정.


한 글자, 한 문장을 써 내려갈 때마다 메마른 내 마음 땅에 단비가 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시들어가던 내면의 장미가 다시 고개를 들고, 새로운 꽃봉오리를 틀어 올리는 것 같습니다.


자기 돌봄, 이기적인 것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보는 것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자나 돌봄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편하게 쉬고 있을 때 누군가는 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을 텐데..."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메마른 땅의 장미는 아무에게도 향기를 줄 수 없습니다. 시든 꽃은 누구에게도 아름다움을 선사할 수 없습니다.


자신을 돌보는 것은 더 나은 도움을 주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물을 충분히 마신 장미가 더 붉고 향기로운 꽃을 피우듯, 내면이 충실한 사람이 더 깊이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시 피어나는 장미


책을 쓰는 시간, 사색하는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당신은 메마른 땅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땅에서 다시 피어나는 장미의 아름다움은 이전보다 더욱 깊고 진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고통과 깨달음을 거쳐 다시 피어난 꽃이기 때문입니다. 메마름을 경험해 본 장미만이 물의 소중함을 알고, 그 감사함이 꽃잎 하나하나에 스며들어 더욱 깊은 향기를 만들어냅니다.


독자에게 전하는 자기 돌봄의 메시지


"당신의 정원에도 물을 주세요."


남의 정원을 가꾸느라 바쁜 당신, 잠시 멈춰서 자신의 정원을 둘러보세요. 메마른 땅에 홀로 서 있는 장미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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