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원이 공감컴퍼니 Jan 28. 2019

밤을 가로질러....

18차 힐링글쓰기


밤이 버림받은 채로 상륙했네

낮은 밤에게서 달아났지.

어둠을 뚫고 밤의 외침이 들렸어.

"사랑스러운 낮은 대체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러는 동안에 낮은 내 곁에 앉아 있었지.

하얀 빵과 반짝이는 맥주를 앞에 놓고

낮은 그를 찾아다니는 밤을 비웃었네.


"걔는 아무것도 못 봐. 그러니까 밤이지."


                              밤의 상륙 (로베르트 게른하르트) 中 




18차 힐링글쓰기 준비를 하느라

작년 1월 프로그램 후기를 열어보았습니다. 

확실히 새해 첫달 프로그램 후기라 이것저것 많이 적어 놓았더라구요.


그 중에 눈에 띄는 내용이

2018년 '한 해 동안 읽고 싶은 책'에 대한 글쓰기였습니다. \

제목만 봐도 편안해지면서

한분 한분의 얼굴이 스쳐갑니다. 각자에게 딱 어울리는 제목들입니다. 

이미 몇 번씩 읽고도 또 읽는 책도 있고, 처음 꼭 펼쳐보리라 결심하신 책제목도 있는 것 같아요.


도리:

      아니라고 말하는 게 뭐가 어때서 / 빅히스토리

행복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꿈에게 길을 묻다 / 회색인간

푸우:

      어린 왕자 /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빛나라: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남한강 편) / 각종 과학책

붕붕이:

      나는 네시간만 일한다 / 절제의 성공학 / 타이탄의 도구들


이번 모임에서 다시 뵈면 위의 책을 읽으셨는지, 다른 책을 읽으셨는지 

여쭤봐야 겠어요^^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작년 계획을 잘 마무리 하셨나요?

혹 우리 힐링글쓰기 참가자들처럼 읽기로 계획한 책을 다 읽으셨나요?


그리고 눈에 띄었던 제목은  

1월에 쓴 그 해 마지막 날의 일기 입니다. 

물론 아직 격지 않은 12월 31일의 일기였습니다.


........................................................


하루가 지나면 40살이다. 20살에서 30살 됐을 때는 준비 없이 어른의 세계로 던져진 느낌이었는데 30살은 애송이였다.

올해 막내를 학교에 보내며 유아 양육이라는 한 가지 과업을 마쳤다. 이제 학생 뒷바라지를 거쳐 아이를 키워내는 일을 마치게 되면 금세 또 한가지 과업을 마치게 된다.

영원히 어린아이로 남아 나를 괴롭힐 것 같던 아이들이 자라서 매일 새로운 문제를 던지며 여러가지로 괴롭힌다. 스피드퀴즈 하듯 정신없이 하나하나 잦은 오답과 드문 정답을 적어내다 보면 50살, 60살이 다가올 것이다.

나는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문제지에 나름껏 애를 써서 답을 적어냈다. 오늘은 오답이었을까, 정답이었을까. 게으른 선생님의 채점처럼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해답지.

결과는 한참 후에 알게 되겠지만 하루하루 정성껏 적어내야겠다

...............................................................


**님과 1년을 함께 하면서

이 글이 12개월 365일을 지나는 동안

얼마나 진실한 글이 되어버렸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매일 주어진 문제지에 나름껏 애써 답을 적어내었던

**님의 12개월.


올해도 **님의 정성스런 답안 기입에

보탬이 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제공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쓰는 것이 스물, 서른, 마흔이 넘어도 여전히 어색하지만

그래도 남겨진 글들이 친근하게 자기 자리에서 나를 추억해 주고 있을 거라 생각하니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남기고 싶어집니다. 


 18차의 모임이 자꾸 기다려지네요,

모임에서 함께 써내려 가요^^

온갖 마음의 밤을 가로질러 아침으로 향하는 이야기들을.........






작가의 이전글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