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동이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기 때문에 비교적 독립적으로 자랐다. 이런 성장 배경때문인지, 그냥 타고난 성향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뭐랄까 난 좀 개인주의적인 면이 있다. 혼자서 뭘 하는 걸 그리 꺼리지 않는다.(언젠가 내 친구는 나에게 "넌 어떻게 그렇게 뭐든 혼자 잘 해? 외롭지 않아?"라고 물은 적이 있다. 대답은 "ㅎㅎ 그냥. 난 좀 원래 그래."라고 했던 것 같다.)
남한테 피해를 주는 것, 피해를 받는 것 모두 정말 싫어한다. 책임감도 강한 편이다.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과거형인 이유는, 최근 생각이 약간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국 사회적 동물이고,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며, 누군가에겐 때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ㅡ어쩌면 나 스스로 인정하기 싫었던ㅡ사실을 인정하는 과도기에 놓여있다.
"혼자서도 잘해요"의 조사 '도'가 종종 거슬렸다. 이 조사에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일 때 잘할 수 있다"는 것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아 싫었다. '뭐야, 혼자서는 뭐 아무것도 못한단 소리야? 오히려 혼자여서 더 잘할 수 있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했다.
보시는 바와 같이, 난 좀 성격이 꼬인 데가 있다. 한 때는ㅡ지금도 약간 그렇지만ㅡ세상에 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생각을 좀 고쳐먹는게, 내가 사는 데 있어 편할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내 감정이 어떤지 알고, 표현하는 것까지... 나는 이 부분에 가끔 서툰 것 같다. 종종 내 스스로를 속일 때가 있다.
독립적인 성격이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여전히 혼자 보내는 시간은 소중하지만, 때론 누군가와 함께일 때 그 시간이 더 소중해질 수 있다는 걸 배우고, 느끼는 요즘이다.
역시 혼자보다 함께일 때 더 즐거운 것 같긴하다. 하지만 종종 혼자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냥, 혼자와 함께의 밸런스를 맞춰 나가는 것이 인생인가... 라는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