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든 산모
조리원에 들어가면 조금은 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금요일에 출산했고 월요일부터 일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아빠 사업을 돕고 있었기에 대체할 사람이 없었다.
아침 먹고 수유하고 씻고 노트북 켜고 밥 먹고 또 일하고…
산모라기보다 일하는 노동자 같았다.
“산모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눈물 터지는 순간도 많았다.
수유실에서는 젖병조차 제대로 물리지 못해 울었다.
어느 날은 마사지를 받고 방에 돌아왔더니 밥이 와 있었다.
배고파 국을 먹으려는데 뜨거운 김 때문에 압이 차서
뚜껑이 열리지 않았다.
그 사소한 일에도 서러움이 북받쳐 엉엉 울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때는 모든 게 눈물로만 흘러내렸다.(내 국...)
우리 병원은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곳이었다.
수유실 갈때마다 왜 모유수유 안하냐는 간호사들...
하지만 나는 재택근무 때문에 분유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했다.
그러자 어떤 산모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길래…”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를 날려줬으리라..)
그 말은 칼처럼 가슴에 꽂혔다.
방에 돌아와 펑펑 울었다.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지… 왜 아무 말도 못했지…”
서러움과 무력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2주 뒤, 퇴소 날은 아쉬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몰려왔다.
우리는 퇴소하자마자 아기 설소대 수술때문에 소아과로 직행해야했기 때문에.....
(그 와중에 시부모님은 그 짧은 순간에도 아기를 보고 가셨다.)
신생아때하면 마취 없이 딱 하고 끝낼 수 있다나..
겉싸개에 싸안고 갔는데 의사 손길에 혀에서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그 작은 입에서 피가 흘렀다.
지혈을 위해서 간호사는 빨리 분유를 타서 먹이라고 재촉했다.
우리는 분유를 제대로 탈 줄도 몰랐는데 아기는 울고 피는 흐르고 나는 눈물이 쏟아졌다.
지금도 그 장면을 떠올리면 가슴이 저려온다.
“나 이제 시작인가? 잘할 수 있을까?”
조리원에서의 2주는 끝났지만 진짜 육아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잘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