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음식
긴 인도네시아 식민 경험에 더해, 수리남 식민 경혐, 60년대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이주한 터키 사람들, 그리고 모로코 이주민들의 영향으로 네덜란드에는 다양한 음식이 많아.
그렇게 들어온 음식의 몇 몇은 네덜란드 사람들의 소울 푸드가 된 것 같다. 이를 테면 땅콩소스 끼얹은 꼬치 요리 사테 (Sate), 로티 (Roti), 케밥처럼.
한 번 쯤은 꼭 먹어봐도 좋아. 저렴하고, 푸짐하고, 좀 심심한 네덜란드 토종음식에 비해 더 요리같달까. 오스트에 (Oost) 살 때는 주변에 이런 조그만 가게들이 많아서 종종 갔었어.
사실 누나는 네덜란드에서 터키 음식을 많이 알게 되었어. 오스트 (Oost) 같은 곳에는 터키 사람들을 위한 터키 사람들이 하는 식료품 가게가 많거든. 모든게 다 더 저렴하고, 신기하고 맛있어 보여. 터키 식료품 점에 가면 꼭 사게 되는게, 끈적끈적한 대추야자 열매, 건강에 좋은 쌀 대신 먹을 만한 불걸 (Bulgur), 정말 환상적인 더블크림 카이막 (Kaymak), 터키 식 프레첼 시밋 (Simit), 과일들, 그리고 냉동된 보렉 (borek) 같은 거야.
그리고 이런 터키 음식과 사람들의 영향을 받아 2003년 로테르담에서 탄생한 요리가 캅살롱 (Kapsalon)이야. 사실 더 오래 되었는 줄 알았는데, 알아보니 21세기의 산물이었네? 캅살롱은 케밥의 네덜란드 버젼이야. 케밥 고기에 구다 (Gouda 하우다) 치즈랑 채소랑 감자튀김을 얹어 같이 먹는데, 그 이름이 레시피보다 더 신선해. 캅살롱은 미용실이라는 뜻이거든.
그리고 이름과 관련해 한 가지 더 – 케밥 샵에서는 “전쟁”도 살 수 있어. 감자튀김에 소스범벅을 시키면 Oorlog이라는 전쟁이라는 뜻 요리(?)거든. 주로 땅콩버터랑 마요네즈랑 범벅에 양파 썰은 걸 얹어서 감자튀김이랑 같이 먹어. 너무 느끼하면 생양파의 맵고 시원한 맛이 그리운 건, 우리가 자장면 시킬 때 양파가 같이 나오는 거랑 너무 비슷한 것 같다.
“저기요, 미용실이랑 전쟁 하나 주세요”. 웃기지?
이런 '퓨전'음식은 이제 네덜란드의 일부가 되었나봐. 특히 땅콩소스랑 마요네즈에 튀김요리는 스낵바에 가면 언제든 먹을 수 있어. 네덜란드 스낵 이름들을 가지고 만든 노래/뮤비가 있어서, 재밌어서 공유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8WKfnLlO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