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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Jun 13. 2021

초콜릿과 설탕 뿌려먹기

네덜란드의 음식

한 번은 "나도 한 번 네덜란드 사람처럼 해보자~"라는 생각에, 하겔슬라그 (Hagelslag)를 샀었어. 하겔슬라그와 마우셰스 (Muisjes) 둘 다 빵이나 비스킷에 올려 먹는 달달한 토핑이야. 사실 네덜란드 사람이 아니면, 딱 보면 케잌에 뿌리는 알록달록한 장식용 스프링클 같지. 하겔슬라그는 대부분 초콜릿이고 마우셰스는 설탕이야. 그 색깔부터 다양하고 100% 다크 초콜릿 버전도 있어. 


출처: 위키피디아


그런데 100% 다크 초콜릿과 먹는 빵은 정말 맛이 없어서 그걸로 나의 하겔슬라그 경험은 끝이 났어. 하지만 많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이 초콜릿 스프링클을 버터 바른 빵에 뿌려서 아침이나 점심으로 많이 먹더라. 다 큰 성인도.


남편은 코흘리개 학창 시절 몇 년간 손수 하겔슬라그 샌드위치를 점심 도시락으로 싸갔다고 하더라... (이 정도면 "도대체 초콜릿과 빵만 먹고 어떻게 키가 컸지?"라는 생각이 들지.)


마우셰스는 길쭉한 모양의 하겔슬라그라는 달리 동글동글한데, 보통 아이가 태어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비스킷 위에 올려 권하지. 여자아이면 분홍색 마우셰스, 남자아이면 파란색 마우셰스를 만들어서 대접해. 비스킷 (비스카우쳬)도 네덜란드에서 밖에 보지 못한 거 같아. 아주 바삭바삭하고 퍽퍽한 비스킷에 설탕을 굳힌 스프링클을 버터를 발라서, 각각의 재료보다는 그 조합이 성공적이야.


출처: 위키피디아


여기서 잠깐 - 마우셰스가 무슨 뜻이게?


네덜란드어가 -je로 끝나면 (예라고 발음해) "대상 명사를 작게 만드는" 문법 기능이 있어. Muis-je (귀엽거나 작은 거 칭하는 기능 )-s (복수 기능)라고 풀어본다면, Muis (마우스)는 뭘까?... 생각하는 대로 생쥐라는 뜻이지. 우리나라는 톰과 제리의 제리나 미키마우스가 아니면 감히 쥐를 음식 이름에 갖다 붙이지는 않을 것 같은데... "작은 쥐들"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여기까지 할게.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이 단어의 기원이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고 하네. 아이를 낳고 이 마우셰스를 먹는 문화는 벌써 19세기 전으로 올라간데. 당시에는 아이를 낳는 게 아주 위험해서,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고 산모가 건강하면, 아이가 주는 선물로 단 것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주었대. 비스킷이 당시만 해도 비싸서 상류층이 아니면 보통 그냥 흰 빵에 설탕을 올렸다니, 어쩐지 하겔슬라그의 탄생도 엿보이네. 마우셰스는 네덜란드 과자회사의 상표명이고 1860년부터 제조하기 시작했단다. 분홍색은 좀 나중에 나왔고 분홍색이 나올 때부터 여자아이 용, 남자아이 용이 나뉘었다나 봐.


아이 출산 기념이 아니더라도 축하할 일이면 가끔 보이는 게 마우셰스야. 어쩐지 우리나라의 떡 같은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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