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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Jun 13. 2021

겨울철 보양식

네덜란드의 음식

스탐폿과 (Stampot) 흐핰트볼른은 (Gekateballen)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음식이라서, 어쩐지 꼭 써야만 할 것 같아. 관광객을 대상으로한 네덜란드 가정식당이든, 일반 가정집에서든, 겨울이 오면 꼭 눈에 띄지. 수퍼마켓에 가도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스탐폿 밀키트가 많이 보이고.


출처: 위키피디아 - 스탐폿과 훈제 소시지


겨울에 특히 많이 먹는데, 칼로리가 높고 양도 많은 따뜻한 음식이라 여름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 (는 나한테는 해당되지 않는 말). 1600년대부터 감자 수확기가 끝난 후 겨울철에 많이 먹었다고 하니 이해가 가지. 네덜란드 사람들의 배고픔을 꽉 채워주는 보양식 같아.


그래서 스탐폿이 뭐냐면 으깬 감자에 (매쉬드 포테이토) 여러가지 채소를 섞어 넣은 거야. 채소는 감자의 잔열로 숨이 죽고 요리의 하나가 되지. 어떤 채소를 넣느냐에 따라 이름이 달라져.


- 부른콜스탐폿 (Boerenkoolstamppot): 케일을 넣은 으깬 감자

- 훗스폿 (Hutspot): 양파랑 당근을 넣은 으깬 감자

- 주어콜스탐폿(Zuurkoolstamppot) : 사워크라우트(절인 배추)를 넣은 으깬 감자

- 엔다이비 스탐폿 (Andijviestamppot): 치코리를 넣은 으깬 감자


그런데 왜 훗스폿만 이름이 약간 다를까?


출처: 위키피디아


그 이유를 찾아보니 뜻하지 않은 역사를 알게 되었네. 훗스폿 (Hutspot)이라는 단어는 Hutsen (섞다) 와 Pot (냄비)에서 유래되었대. 전설에 따르면 스페인과의 8년 전쟁 중 스페인이 라이덴을 점령하고자 하는데 1573년10월 3일에 스페인 점령군을 쫓아내고 도시를 다시 되찾았다는군. 그 때 스페인 병사들이 남기고간 고기, 당근, 양파, 파스닙을 섞은 감자스튜를 발견해 배고픈 라이덴 사람들이 허겁지겁 먹었다는데, 그 익숙하지 않은 스튜를 대충 “섞은 냄비요리 (Hutspot)정도로 칭한게 정식이름으로 정착되었다는 거야. 아직도 라이덴에서 10월 3일이나 10월 2일 저녁이면 이 날의 승리를 기원하는 의미로 Hutspot을 많이 먹는다고 하네! (출처


흐핰트볼른은 미트볼이라고 생각하면 되. 하지만 보통 미트볼의 한 세 배는 될까? 커다란 게 특징이야. 그래서 보기에 더 푸짐해보여. 보통 스탐폿을 먹을 때 육류를 곁들이는데, 네덜란드식 소세지나 미트볼을 자주 같이 먹더라. 난 미트볼이 더 맛있는 것 같아!


출처: ah.nl


단순해보여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해먹기 귀찮은 게 현실이야. 흐핰트볼른도 너무 커서 만들려면 굽고 찌고 오래 걸려. 하지만 그만큼 맛있고 마음 속 까지 뜨뜻해지는 느낌이지. 


볼른 (Ballen)은 영어 볼처럼 쓰이는데 복수형이라 -en이 붙은 거고, Gehakt는 다졌다는 뜻이야 (다진고기완자?).


한식 유튜버 망치라고 아니? 가끔 망치 아줌마 레시피를 구경하는데, 어느날은 네덜란드 팬 유튜버의 초정으로 네덜란드에 가서 네덜란드 전통 음식에 대해 배워. 그리고 배운 레시피가 뭘까? 바로 엔다이비 스탐폿과 흐핰트볼른!  


이전에 썼듯이 우유랑 같이 먹는 것으로 네덜란드의 전통을 완벽히 재연하시네. 재미가 쏠쏠한 비디오니 한 번 봐봐! 

https://www.youtube.com/watch?v=95hF0Qrjk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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