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어떻게 느끼냐고

by 업무자동화Theo

삶이 달라졌다.

사는 곳도, 먹는 것도, 만나는 사람도.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심장이 옥죄는 듯한 불안이 밀려왔다.

“이건 뭐지? 왜 불안하지?”

그렇게 하루가 시작됐다.


"퇴사하고 해외로 갔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투자를 해서 멋진 삶을 살았답니다."

THE END. 영화는 여기서 아름답게 끝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 삶은 이제 시작이었다.


더 이상 회사원이 아니고, 고과를 받지 않는데도 여전히 나는 어딘가로 출근해야 할 것 같았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아야 할 것만 같았다. 내 안의 신념과 생각을 재설계하는 테크닉을 배우고 연습했는데, 이젠 정말 실전에서 사용할 순간이었다.


첫 단계는 지금 이 순간, 지금을 느끼는 것이었다.


과거와 미래에 갇힌 나


“지금을 온전히 느낀다는 것은 무엇일까?”


회사원으로 살던 시절, 점심은 늘 10분 컷이었다. 일이 몰린 날엔 오후 일정을 고민하며 밥을 삼켰고, 여유가 있는 날엔 유튜브를 보며 허겁지겁 식사를 마쳤다. 주말에는 간신히 힘을 내 근교로 짧은 여행을 다녀오거나, 기념일에는 미슐랭 맛집을 찾았다. 대부분의 휴일은 넷플릭스, 유튜브, 아니면 게임. 자기계발 모임이나 독서 모임에 가기도 했지만, 껍데기만 핥는 듯한 공허함 뿐이었다.


겉으로는 “갓생러”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사실 충분히 더 즐길 수도 있었던 시간을 그저 “이 정도면 됐지” 하고 넘겼다. 더 놀 힘도 없었고, 몸은 늘 축 처져 있었다. 내 몸은 평생 그런 리듬에 익숙해져 있었고다. 그래서 쿠알라룸푸르에서 더 이상 출근지가 없어지자, 내 몸은 길을 잃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불안을 쏟아냈다.



몸에게 알려주는 법


내가 참여한 교육 프로그램은 내게 새로운 솔루션을 줬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지금을 경험하라.”

그래서 나는 집을 나섰다. 심각해지려는 머리를 잠시 내려두고, 몸으로 노는 연습을 시작했다.

tempImagewrTm8h.heic 20년? 만에 처음 간 워터파크
tempImageQ2tNcV.heic 내가 이걸 탈 줄이야
tempImageZS19nq.heic 말 그대로 위로 떠올랐던 실내 스카이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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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Image7z6Acc.heic 기분 좋았던 Bar에서


워터파크에서, 실내 스카이다이빙장에서, 롤러장과 고급 바에서 나는 몸을 내던졌다. 처음에는 집중이 잘 안됐다. 놀아야 한다는 강박이 오히려 더 크게 몰려왔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몸에 새긴다”는 태도로 뇌를 잠시만이라도 비워내려고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내 안에 깊숙이 심어진 나만의 회사원 패턴을 하나씩 지워냈다. 인정받기 위해 눈치 보던 습관, 스스로를 희생자라 여기던 태도, 어떻게든 손해 보지 않으려 했던 자세들. 나는 그 패턴들을 확인하고, 다시 코딩했다.



‘지금’을 배우는 순간


어느 날, 식사 중에 문득 '맛'이라는 게 느껴졌다.

물론 미각을 잃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날의 맛은 달랐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게 아니라, 음식이 혀 위에서 노는 순간을 내가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tempImageIk70kG.heic 포시즌 햄버거
tempImageC7ujBz.heic Tapestry 카페에서 먹은 요거트
tempImageBP47ON.heic You are what you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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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게 지금이구나.”


그날 나는 처음으로 감을 잡았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삶은 그렇게 작은 한 끼의 맛에서부터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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