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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에나 Oct 04. 2019

나의 여행, 당신의 여행

떠남의 취향 #1.여행에 정해진 답을 두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여행 관찰 예능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옆집 할아버지 같은 익숙한 얼굴의 중년 배우들과 짐꾼 역할의 젊은 연예인이 나오는 여행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친구들의 초대를 받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여행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TV를 켜면 다섯 개의 채널 중 두 개는 여행 프로그램일 정도로 많다. ‘여행’이라는 아이템 자체도 식상해진 건지 해외에서 한식을 파는 포장마차를 차리는 둥 다양하게 변형하기에 이르렀다.


 흔하게 여행기를 볼 수 있게 되었음에도, 오히려 나는 여행 프로그램을 전혀 보지 않게 돼버렸다. 단순히 질리거나 식상해져서만은 아니다. 도대체 왜 일까?





 한때는 나도 여행 프로그램의 열혈 애청자였다. 꼬꼬마 시절 경쾌한 오카리나 소리로 시작하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아주 흥미롭게 봤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하루 일과를 혹은 한주를 마치고 방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좋아하는 과자를 까먹으며 태블릿 피씨나 노트북을 켜서 다운받아 놓은 여행 프로그램을 보는 것으로 이어졌다.


 연예인이라는 익숙한 타인의 여행기를 지켜보는 것이 좋았다. 이국의 땅에서 생경한 풍경을 보고 맛이 상상도 안 되는 음식을 먹고, 길을 잃고 목적지를 찾았을 때의 희열을 지켜보는 것이 낙이었다. 직접 여행을 갈 수 없으니 대리만족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화면 속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함께 여행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지켜봤었다. 한번 봤던 여행 프로그램의 다음 시즌 촬영이 시작됐다는 기사가 뜨면 내가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괜히 들뜨기도 했었다.

 그동안 TV 프로그램을 보며 큰 비용이나 위험 없이도 아주 편리하고 쾌적하게 여행을 했었던 것이다. 편안한 내 공간에서 낯선 외국을 불편하거나 위험하지 않게 경험할 수 있었다. 내가 직접 나의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이 방법은 간접 경험을 통한 나의 여행이기도 했다.

계획은 없어도, 일단 총알 충전은 했다!

 타인의 여행을 지켜만 보던 내가 갑자기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내 돈을 쓰고 내 발로 움직이는 진짜 나의 여행이었다. 출국 2주 전에 여행이 결정된 만큼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었다.




 목적지는 독일의 베를린이었다. 관광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휴식을 위한 여행이었다. TV 속 여행자와 달리 특별한 목적도 없었다. 꼭 어디를 가야 하고 인증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고 기념품을 사 와야겠다는 욕심이 전혀 들지 않았다. 국제미아만 되지 않으면 충분했다. 핀란드에서 무사히 환승을 하고, 베를린에 도착했다. 마중 나온 친구를 별 탈 없이 만난 것만으로 이미 목표는 이룬 셈이었다.


내가 머물던 동네와 동네 빵집


 여행이 시작됐지만, 시차 적응만 빼고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여행 기간이 일주일이 넘어가면 10분 단위로 계획을 세워야만 직성이 풀리던 나였는데 베를린에서는 정 반대였다.

 오후의 햇살이 늘어질 때까지 자고 일어나 겨우 게으른 하루를 시작했다. 어떤 의무나 책임도 없이 몸이 원하는 대로 자고 밥 먹고 책을 읽고 간간히 산책만 하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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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는 <안녕, 나의 취향!> 책을 통해, 이어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bookk.co.kr/book/view/69638


 




 여행지에서 다시 떠나게 된 여행이었다. 파리 여행의 기간은 일주일이었다. 파리는 베를린과 달리 궁금하고 가고 싶은 곳이 많은 곳이었다. 에펠탑만 생각해도 이미 기분은 정점을 찍었다.



 

메인 포토 스팟이 아닌 곳에서 사진찍는 즐거움을 아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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