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더오픈프로덕트 Dec 14. 2023

[요즘우린] 에이전시냐 인하우스냐(feat.박봉&퇴사)

급변하는 업계 이슈_알아두면 쓸데 있는 뉴스를 입체적으로 읽어봅시다

2023년 하반기 역대 최고 수준의 고용률이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주 36시간 미만’ 단기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달하며 고용의 질은 되려 저하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주 17시간 미만 초단기 일자리가 눈에 띄게 증가하였는데요. 전체 취업자 대비 단기취업자 비중은 2020년 23.6%에서 2023년 47.7%까지 치솟았습니다. 


필요에 따라 일을 맡기고 구하는 ‘긱워커(Gigworker)’ 중심의 긱이코노미가 확산되고 있지만, 막상 이들을 보호할 제도는 마땅치 않습니다. 노동 사각지대에 노출된 비정규직 프리랜서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산업별 분류 시 긱워커 비중이 높은 곳이 바로 홍보/마케팅/콘텐츠 업계입니다. 관련 기업이나 직무에 취업이나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홍보담당자’, ‘마케터’,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을 달고 어떤 소속을 갖췄을 때 본인에게 유리할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채용시즌 무의미한 이 업계… 박봉에 높은 퇴사율이 디폴트?

[사진=픽사베이 제공]


홍보/마케팅/콘텐츠 관련 직무는 ‘채용시즌’이라는 표현 자체가 무의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시 30명 이상인 사업장은 채용절차법의 적용을 받으나, 문화콘텐츠 산업의 기업 규모를 살펴보면 10인 미만이 92.3%로 타 산업에 비해 소규모 기업의 비중이 높아 일반적인 채용 루트를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홍보/마케팅/콘텐츠 직무는 경력직 선호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루틴한 업무를 하기보단 대중 선호를 파악해 기획물을 만들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비정형화된 업무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력직 선호에 따른 신입 채용 기회 감소 상황에서 요즘 근로자들이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현장입니다. 원티드에서 제공한 직무별 평균 연봉표에 따르면 콘텐츠 마케터 신입의 평균 연봉은 약 2,796만 원입니다. 5년 차 기준 평균 연봉은 4,177만 원이지만, 하위 25%는 3,540만 원으로 3천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업계 자체가 '박봉'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상황이죠.


퇴사율도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B 모 대행사는 인재채용을 진행하며 14개 대행사의 평균 퇴사율이 연 50~70% 수준이며, 신입 급여는 연평균 2,400만 원, 연봉협상은 통보식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B사 자신들은 연 10% 미만의 퇴사율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실제 국민연금을 근거로 봐도 국내 주요 PR기업과 광고대행사의 경우 최근 1년 퇴사율이 30~45%에 달합니다. 


종합하면 홍보/마케팅/콘텐츠 관련 일자리는 상시채용이 일반적이며, 경력자를 선호하고, 타산업군 대비 연봉이 낮으며, 퇴사율 또한 높음을 알 수 있는데요. 해당 직무의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은 사람들에겐 상당히 아찔한 이야기죠.



에이전시 VS 인하우스 VS 프리랜서… 어떻게 다를까?

[사진=픽사베이 제공]


그렇기에 홍보/마케팅/콘텐츠 관련 직무에 종사하고자 한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2024년 취업 또는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을 위해 홍보/마케팅/콘텐츠 산업군의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프리랜서 실무자들을 만나 소속별 차이점과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개념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프리랜서 근로자는 채용 주체와 근로 형태가 다릅니다. 일을 수급하는 방식이 다르죠.


에이전시 홍보/마케팅/콘텐츠 담당자란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맡아서 진행하는 회사 소속 근로자입니다. 종합 광고 대행사, 디지털 대행사, 미디어 에이전시 직원이 이에 해당합니다. 


광고 취급액 및 매출액과 인지도를 반영한 국내 광고대행사에는 제일기획/이노션/HS애드/대홍기획/플레이디/에스엠컬처 앤 콘텐츠(SM C&C) 등이 있습니다. 홍보대행사로는 프레인, 피알원, 미디컴, 케이피알 등이 친숙하죠.


인하우스 홍보/마케팅/콘텐츠 담당자란 기업 소속으로 자사의 브랜드를 전문적으로 관리합니다. 삼성전자의 홍보마케팅팀, LG전자의 홍보마케팅팀, CJ제일제당의 홍보마케팅팀이 인하우스 담당자에 해당합니다. 


인하우스 담당자는 브랜드의 처음과 끝을 모두 관리합니다. 브랜딩부터 광고 제작, SNS,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등 할 일이 너무 많은데 이 모든 작업을 내부에서 하기란 비효율적이겠죠.(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채용을 늘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에이전시에 ‘대행’을 맡깁니다. 인하우스는 에이전시를 사용하는 역할 즉 '관리자'가 됩니다.  


프리랜서란 기업 등에 풀타임 고용되거나 속하지 않고, 프로젝트별 혹은 기간별 계약을 체결하며 경제활동을 하는 독립 주체입니다. 실무상 ‘업무위탁계약서’, ‘업무도급계약서’, ‘프리랜서계약서’라는 명칭으로 계약서를 씁니다. 근로자와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있는데, 업무를 자유계약형식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상당수의 케이스가 근로자성을 일정 부분 가집니다.


특정한 조직이나 사업장에 전속되지 않아야 한다.

구체적으로 업무지시를 하지 않아야 한다.

출퇴근시간 및 소정근로일이 특정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계약서 타이틀 및 세부내용에서도 근로계약과 달라야 한다.

근로자가 가입하는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아야 한다.

사업소득세 3.3%를 적용한다.


이 조건에 해당한다면 프리랜서입니다. 



에이전시 VS 인하우스 VS 프리랜서… 나에게 맞는 최적의 직장은?

[사진=픽사베이 제공]

홍보/마케팅/콘텐츠 업계 실무자들을 만나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프리랜서의 장단점에 대해 물었습니다. (인터뷰에는 CJ/신세계백화점/미디컴/시너지힐 앤 놀튼/프레인글로벌/플랜얼라이언스 소속 실무자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홍보/마케팅/콘텐츠 에이전시


GOOD 

 “특정 기업에 속해 있지 않아 다양한 산업군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음.”
 “종합 광고 대행사, 디지털 대행사, 미디어 에이전시는 새로운 매체환경과 커뮤니케이션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배우고, 활용할 수 있음. 빠른 업무 능력 성장 가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 분야의 전문인력과 일할 수 있음.”
“실무의 디테일한 것부터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전문성을 쌓아 비교적 단기간 내 연봉 인상, 더 큰 규모의 기업으로 이직이 용이함.”


BAD

“경쟁 PT와 무한 제안서의 늪.” 
“근무 시간 대비 낮은 연봉, 잦은 야근, 부족한 복지, 비딩 경쟁에 따른 에이전시 내부 파벌 다툼.”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양쪽에게 치이는 자리. 대중의 눈치도 봐야 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늘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음.”
 “1~3년 차 주니어는 에이전시가 특정 분야에 특화되어 있을 경우 매우 작은 단위의 루틴 업무만 담당할 수 있음. 이 단계에서 허무함을 느껴 퇴사하는 주니어 직원들이 매우 많음.” 
“어떤 클라이언트를 만나느냐, 클라이언트에 대한 소비자층의 반응이 호의적인가 등에 따라 업무 난이도가 천차만별. 늘 좋은 클라이언트만 만날 순 없음을 기억해야 함.”


홍보/마케팅/콘텐츠 인하우스


GOOD  

“안정적 근무 환경. 동종 산업군 에이전시와 비교하면 연봉 테이블이 높음.”
“상대적으로 진급에 많은 시간이 걸리나 연차별 보상이 확실함.”
“전술이 아니라 전략을 짜는 법을 배울 수 있음. 핸들링해야 하는 예산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주도적으로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음.”
“소속 분야의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음.”


BAD

“에이전시 관리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트렌디한 작업물을 만들어 내고 싶은 크리에이터에겐 부적합한 자리(이 경우 인하우스가 자체적으로 홍보/마케팅/콘텐츠를 진행하는 곳에 입사해야 함)”
“CCA나 홍익대를 나와도 회사가 어떤 산업군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 10년 내내 팸플릿과 업소용 제품 패키지 디자인만 할 수도 있음. 능력은 계속 쓰고 갈고닦지 않으면 퇴보함.”
“담당할 수 있는 브랜드와 산업군이 제한적. 하던 일만 하게 되어 주니어의 경우 포트폴리오를 쌓기가 쉽지 않음.”
“매출부터 광고 성과, 브랜딩 효과 등 전체적인 결괏값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


홍보/마케팅/콘텐츠 프리랜서

 

GOOD  

 “업무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 결혼을 하거나, 출산/양육 과정에서도 일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며 조직의 허례허식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계약서에 업무의 단위에 대해 명시하기 때문에 명확한 업무만 할 수 있음.”


BAD

“법적 보호를 사실상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 노동자. 수입이 불규칙하며 일자리 안정성이 매우 낮음.”
 “1인 프로덕트 사장과 초단기 근로자가 모두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묶이기 때문에 평균이 없는 분야. 개인의 영업 능력에 따라 업무를 따는 것부터 페이 책정까지 모두 달라짐.”
“입소문이 매우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현재 클라이언트부터 미래의 클라이언트까지 모든 사람의 눈치를 봐야 함. 매 순간 을이 되는 느낌.”



실무자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나요? 에이전시든 인하우스든 프리랜서든 각각의 장단점이 있습니다. 

취업이나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자신의 성향을 고려해 더 즐겁고 뜨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해 보세요.



이 이슈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읽어보면 좋은 아티클
(1) 광고비의 의미 [HS애드 공식 블로그 HS Adzine] 
(2) 내성적인 프리랜서 괜찮을까요? [도서/저자 톰 올브라이턴] 
(3) 고용률 높다지만 ‘주 40시간’ 환산땐 노인-청년취업 100만 명 급감 [동아일보]

                                                                                                             [글쓴이_카민(Carmine)]




작가의 이전글 PM/PO/서비스 기획자는 무슨일을 할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