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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오픈프로덕트 Nov 15. 2023

[요즘우린]경력직 직원 '채용' 말고 '구독'하라고?

급변하는 업계 이슈_알아두면 쓸데 있는 뉴스를 입체적으로 읽어봅시다

고용 아닌 구독 형태로 경력직 실무자를 연결하겠다는 플랫폼이 한국에도 등장했습니다. 넷플릭스처럼 한 달 구독료만 내면 대기업에 근무하는 시니어급 IT 개발자나 마케터, 디자이너를 채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IT분야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인력수요만큼 공급이 이어지지 않아 스타트업은 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높은 연봉과 양질의 근무여건을 갖춘 대기업으로 인력이 집중되기 때문입니다.


검증된 '금값' 개발자를 원하는 시간만 채용한다는 꿈같은 이야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경기 불황에 '단발성 채용' 급증

우선 구독 채용 서비스가 등장한 배경을 알아야 합니다.


현재 플랫폼 업계는 투자 시장 악화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개발자 모시기에 치중했던 코로나19 시절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고 할 수 있죠.


경기가 얼어붙자 성장이 주춤한 플랫폼 기업 중심으로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했기 때문입니다. 1세대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티켓몬스터(티몬),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왓챠,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 등은 존폐 갈림길에 서있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쏘카, 컬리 등은 ‘몸값’이 반토막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상당수 플랫폼 기업은 끌어모은 돈을 거의 소진했는데 추가 자금 유치가 어려워지자 비싸게 주고 모셔온 IT인력부터 정리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을 안 할 순 없으니 프로젝트 단위로 IT인력을 채용하거나, 에이전트에 외주를 맡기는 방법으로 고정 인력비를 줄이고 있습니다. 외주 업체는 필요한 업무에 초점을 맞춘 최적화 인력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인하우스가 원하는 실력을 갖춘 인력을 빠르게 적시에 찾기 어렵고, 추후 유지 보수에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테크기업의 구조조정 퍼펙트 스톰이 이어지자 개발자들도 구직 러시에 나서고 있습니다. 채용 플랫폼 원티드랩에 따르면 올 1월 이 플랫폼을 통해 입사 지원을 한 경우는 총 16만 668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10만 4560건)보다 59.4% 급등한 것입니다. 원티드랩 창사 이후 최대치 규모입니다.



우리 업계 사람들은 어떻게 일할까요?

(1)   에이전시 : 다른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아 ‘파견’ 형태로 업무 진행. 대행사 개념

(2)   인하우스 : 특정 회사에 고용된 형태. 기업의 프로젝트만 전담

(3)   프리랜서 : (통상 파견 프리랜서) 특정 기업, 단체, 조직 등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개인 사업자

                                          자세한 이야기는 [요즘우린] 에이전시냐 인하우스냐(feat.박봉&퇴사)편에서




기업 페인포인트 진단한 '채용 구독 서비스'


현직자 구독형 채용 플랫폼 '디오(DIO)' [사진=디오 홈페이지 캡처]


채용 구독 서비스는 경기 불황 속 기업의 페인포인트(Painpoint)를 공략합니다. 검증된 인력을 원하는 시간만큼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현직자 구독형 채용 플랫폼 '디오(DIO)'는 채용이 어려운 기업에 빅테크 및 유수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현직 개발자, 마케터, 디자이너,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연결하는 구독형 채용 플랫폼입니다. 현재 4600여 곳의 기업이 디오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디오 운영사 스페이스와이가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최종 선정되기도 했어요.


즉시 인력이 필요한 초기 스타트업도 빠른 시간 안에 검증된 현직자를 구독형으로 채용할 수 있고, N잡을 원하는 실력 있는 경력직 인재들은 정해진 근무 외에도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다면 사용인과 사용자의 '상부상조'로 이어질 수 있겠죠. 


디오의 서비스가 인력 채용의 신세계처럼 들리지만 유사한 서비스는 국내에도 이미 존재합니다. 초단기 노동자를 지칭하는 긱워커(Gig worker)가 가장 활발한 분야가 IT/플랫폼 업계이기 때문입니다. 


IT 프리랜서 매칭 플랫폼 '이랜서'가 대표적이죠. 약 39만 명의 프리랜서 네트워크망을 보유한 이랜서는 2023년 10월 기준 총 55,763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랜서는 발주기관이 중간단계 없이 개발자들과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실무자와 각종 IT프로젝트 발주처를 직접 연결시켜 주는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2022년에는 40% 매출 증가와 50% 영업이익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요약하자면 단기고용을 지원하는 서비스는 기존에도 많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고용 유연화" VS "재취업 대기자 인력 돌려 막기" 

보통 프리랜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일합니다. 프로젝트를 마치면 기업과 계약도 끝이죠. 기업은 애초부터 이를 단기적 목적으로 활용합니다. 


디오는 자신들을 구독 플랫폼이라 소개합니다. 구독경제는 고객이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하고, 그 대가로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받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사용자가 월별 또는 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그 대가로 무제한 접근 권한을 얻죠. 동일한 방식으로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서비스에서는 고객이 연간 또는 월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그 대가로 무료 배송, 영화 및 TV 프로그램 스트리밍 등 혜택을 받습니다.


디오 측은 구독형 채용은 일반 프리랜서 개념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디오를 통해 계약이 성사되면, 기업은 해당 직원에게 월 단위로 임금을 지급합니다. 현직자가 채용되면 일주일 최대 25시간 업무 할 수 있습니다. 계약 중단은 언제든 가능합니다. 급한 일손이 필요할 때 구독을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기업이 다른 회사 사람을 마치 자기 직원처럼 월 단위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디오가 말하는 채용 구독 서비스의 강점입니다. 기업은 채용 비용, 인력 검증, 고정 인력 운영부담 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사용인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겠죠.  


이러한 채용 구독 서비스를 바라보는 실무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꽤나 엇갈리고 있습니다.


실무자 상당수는 자신이 소속된 경쟁사와의 중복계약과 같은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불법파견/위장도급 등 그레이존에 얼마나 걸쳤는지, 단기 투입에 따른 러닝커브&높은 의사소통 비용에 관한 방어 절차, 물리적/기술적/계약적 요구사항을 활용한 지적재산권 보호 가능성 등도 논의 대상입니다. 


진짜로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은 성실하게 일할 탑티어 현직자를 주/시간 단위로 구독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변화가 사용자와 사용인 모두에게 '윈윈전략(win-win strategy)'이 될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IT/플랫폼 업계 ‘채용’ 이슈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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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_카민(Carm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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