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님의 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요?
윤여정 님의 인터뷰와 수상소감에 우리의 마음이 움직이는 이유가 단지 영어를 잘해서 일까요? 혹은 한국인이 유명 영화제 상을 탔기 때문만도 아닐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그분의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과 아우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 통역사처럼 속사포처럼 유창하게 말하지도, 20대의 낭랑한 목소리도 아니지만 우리가 결국 그분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는 이유는 바로 진심이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70대의 느릿한 목소리로 재치 있고 강단 있는 그분의 매력이 십분 드러나는 말. 그분은 '영어' 하는 것이 아니라 '말' 하고 계셨습니다. 그분의 '말' 은 '영어'를 넘어서서 연륜과 유머감각을 모두 담은 그분 자체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도 결국 '말' 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영어의 기교가 아닌 도구로서의 '말' 말이지요.
책장 넘기는 재미가 쏠쏠했지요. 두 달 간의 불어 문법 집중 과정이 끝나고 나니 책 한 권을 끝냈으니 말입니다. 필기 자국과 헤어진 책을 보니 뿌듯하기 이를 때가 없었습니닼
이젠 말할 준비가 된 것 같은 자신감을 장착하고 첫 불어 회화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말이....
안 나온다...
강사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도 겨우 알아들동 말동 한 정도였으니 그냥 눈 앞이 하얘질 뿐이었습니다.
분명 책 한 권 진도를 다 뺐는데,
두 달을 꼬박 시간을 들여 공부를 했는데,
왜 유창해지기는 커녕 간단한 말도 어버버 거릴 수밖에 없었을까요?
새로운 내용을 배우는 게 반복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왠지 아는 내용을 굳이 또 하나 싶어 굳이 반복은 안 하고 싶은 것이 당연합니다. 몰랐던 내용을 아! 하는 진도를 나가는 쾌감에 책 내용을 넘어가는 그 재미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진도 나가기. 참 중독성 있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아하! 순간만 즐겼더니 결국 남는 게 없는 공부가 되고 말았습니다.
언어 학습은 깊이 배워야 비로소 써먹을 수 있게 되는 영역입니다. 단순 암기 시험과는 그 깊이가 달라야만 합니다. 내 몸에 숙달이 될 때까지 반복해서 익혀야 합니다. 마치 악보를 몇 번 눈으로 본다고 악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무대 위 그 순간을 위해 수 천 시간은 연습하듯 몸에 익도록 반복해야 함이 마땅합니다.
호기심은 가장 좋은 배움의 출발점입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호기심을 채우는 것에서 그치면 정작 쓸 곳에서는 쓰지 못하는 무용지물 지식이 되고 맙니다. 제가 불어 문법책 하나를 떼었으나 결국 간단한 말 한마디도 하기 어려웠던 것 같이 말입니다.
윤여정 님께서는 분명 소질을 갖추신 분입니다. 타고나서 뭐든 쉽게 이뤄버리는 소질이 아닌 소소한 질 좋은 습관 으로의 소질이요. 그 날을 위해 그 간의 작은 시간들 매일의 순간이 준비되어 있으셨던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분의 말에 담긴 재치와 대응력, 매력은 단 며칠간의 시험 벼락치기로 만들어진 것일 수가 없습니다.
제가 그리 바라던 '2달 완성' '책 한 권 끝내기'의 효과는 환상일 뿐이었습니다. 진도에 취하는 대신 그 빛나는 순간에 쓰일 '말'을 만들어가는 핵심은 반복 훈련에 있습니다.
말 배우기의 최종 목적지는 생산, 즉 내 말로 써먹기입니다. 바로 윤여정 님의 말처럼 말이지요. 말을 배우려면 진도와 반복 사이의 균형이 필수입니다. 어제 배운 말을 오늘 내 말로 써먹을 수 있어야 진짜 배운 것입니다.
무작정 진도만 나가는 공부 방식과 탄탄히 반복 훈련으로 내 안에 쌓아가는 방법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지요. 오늘 아침 외운 단어로 지금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면 제대로 배운 것이 맞습니다. 지난주에 들었던 표현, 오늘 바른 발음으로 말할 수 있다면 '말' 이 느는 것은 단지 시간문제입니다.
매일 하는 것이 바로 나입니다.
더욱 빛날 당신의 의미 있는 오늘을 응원합니다.
*더 읽을거리: 언제쯤 영어를 잘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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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질좋은 습관, 소질의 힘을 믿습니다
매일 영어를 말하면 만나는 설레는 일, 위스픽잉글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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