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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윤 Feb 17. 2018

대한민국 영어학원이 말해주지 않는 진실

해결점의 시작입니다 


앞선 글에서는 영어와 한국어 사이 언어상의 차이점(문장 구조, 어휘,  소리)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위주로 나눠보았다면, 이번 편에서는 영어권과 다른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적 차이가 원인이 되는 부분을 짚어 보도록 하겠다.



01 동양과 서양은 사고방식 부터 다르다


(1) 말하지 않아도 알


문화적 차이는 생각의 차이를, 사고의 다름은 언어 생활의 차이를 낳는다.


모 과자 광고에 나온 노래 중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냥 바라보면...'이라는 가사가 있었다. 우리는 굳이 모든 걸 말로 다 표현하지는 않는다. 목이 아무리 말라도 마실 것을 권하는 말에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기도 하고, 상대다 점심을 사겠다 해도 굳이 먼저 가서 내가 계산을 해버리기도 한다. 말 이면의 메시지를 읽어 내는 '눈치'는 우리 문화에서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의 성인이라면 적당한 '눈치'는 상식이며 관계에서 윤활유이다. 이 때문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아내고 해석하느라 말보다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2) 너무 아무 말 대잔치 아니야?


영어권 사람들은 우리가 느끼기에 너무 눈치 없이 본인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그 일례가 다음이다.


(국제학교 학부모 회의입니다.)

교장선생님:
뭐든 말씀해보세요. 전 여러분 의견을 듣고 도움을 드리려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

캐나다 학부모: (중략) 우리 아들이 이런 일로 힘들어요. 그러니 학교에서 ㅇㅇㅇ 와 ㅁㅁㅁ를 해줘요.
인도학 부모: 작년에는 학교에 aaa 방과 후 수업이 있었는데 올해는 왜 없어요? 우리 딸이 그거 엄청 좋아했는데. 다시 넣어줄래요?
프랑스 학부모: 학교 수업에 체육 시간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몇 번 더 하면 안 될까요?
......

한국 학부모들: (회의 후에 따로 모여서)
그런데 저런 얘기를 회의 때 해도 되는 거였어?
아무리 교장선생님이 뭐든 말하라고 했다지만 그렇다도 그걸 진짜 곧이듣고 저리 사소한 걸 얘기해도 돼?
그건 그냥 내 개인 의견인데 이런 자리에서 뭣하러 굳이 말을 꺼내. 
어차피 말해도 소용없을 텐데 뭐하러 그런 얘기를 할까.


영어에는 우리말의 '눈치'와 정확히 일치하는 하나의 단어가 없다.  눈치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일단 말을 꺼내고 보는 것이 그들의 문화인 반면 우리는 말을 해야 할지 여부부터 시작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얘기를 꺼낼지를 갖가지를 생각하느라 머리부터 복잡해진다.


사회 심리학에서는 이를 저 맥락 의사소통 low-context communication과 고맥락 의사소통 high-context communication로 구별한다. 한국, 일본으로 대표 돠는 고맥락 문화에서는 말로 직접 표현하기보다는 서로 시적으로 간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눈치이다. 반면, 저 맥락 의사소통을 하는 서양에서는 직접 말로 드러내어 소통하는 문화 덕에 눈치 대신 대놓고 표현하는 토론이나 질문 같은 말문화가 발달했다.



엄청나게 다양한 모양의 이모티콘은 말 이외의 도구로 메세지를 표현하는 우리 문화의 특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3) 수다쟁이가 되어야 하는 이유


영어 할 줄 아세요? 는 영어로 Do you speak English?이다. Do you do English? 도 Do you use English? 도 아니다. '말하기'로 영어 실력이 대표되는 것은 영어권 문화에서는 철저히 '말'중심의 저 맥락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짜 많이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아는 것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말로 표현해야 한다. 서양에서는 말과 생각을 동시에 하는 것이 사고력이 향상된다고 믿는 반면 우리는 심사숙고할 때 학습능력이 향상된다고 믿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침묵이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적극 활용되는 반면 서양권에서의 침묵은 절대로 피해야 할 상황으로 상대방이 누구이든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말'로 촘촘히 채워져야 한다. 


심지어 방금 처음 만난 사람과도 말이다. 서양권 국가 중에서도 특히나 미국은 수다 중심의 문화로 꼽힌다. 다음은 우크라이나 출신 친구인 올라 Ola 와의 대화 내용이다. 


나: 너 미국 다녀왔다며? 어땠어? 

Ola: 좋았지. 근데 미국 사람들 진짜 신기하더라. 

나: 왜? 

Ola: (미국인) Ken이랑 상점에 뭘 사러 들어갔는데, Ken이 주인이랑 별별 이야기를 한참 동안이나 하더라고.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 두 사람이 원래 엄청 친한 줄 알았지. 

나: 그런데 아니었어?

Ola: 나중에 알고 보니 완전 처음 본 사람이라 하는 거야. 너넨 나라에서는 처음 본 사람이랑 그렇게 길고 친근하게 대화해? 



우크라이나 친구에게도 미국인들의 수다가 과하게 까지 느껴지는데 조화와 침묵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문화인 한국인들에게는 이러한 수다 문화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영어를 할 때만큼은 수다쟁이가 되는 전원을 켜야 한다. 


Solution:  영어 수다 리듬 타기 훈련하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낼 필요까지는 없어도 영어를 말할 때는 수다쟁이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 적어도 한국어로 말할 때보다는 상세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영어를 영어답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영어 리듬을 타는 연습이 필요하다. 구어체에서 말을 이어주는 문구(맞장구 혹은 인사치레 등)를 익히는 것도 말하는 영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가독성 좋은 글의 길이를 위해 구체적인 팁들은 앞에 쓰일 글에 이어져 연재됩니다.)



02 서로 다른 대화의 온도


미국인: 우와. 너 피아노 엄청 잘 친다. 

한국인: 아냐, 잘하기는. 

미국인: 너 진짜 재능 있어. 

한국인: 그럴 리가 없어. 나 보다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에게는 나를 낮추고 상대방을 높이는 겸양은 중요한 미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한국인의 겸손을 자신감의 결여로 오해할 여지가 있다. 우리에게는 겸손함은 미덕이지만 그들의 눈으로 보면 위와 같은 경우는 '고마워.' 혹은 '그리 말해줘서 고마워.'와 같이 말하는 편이 훨씬 부드러운 대화로 이어지게 된다.


영어와 우리말 간에는 단순한 언어상의 차이뿐 아니라 대화의 주제나 흐름에서 차이가 있다. 문화적 배경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밥상위에 칼을 올리면 무례하다는 해석이 문화적 차이에서 오듯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은 언어생활도 영향을 미친다. (사진출처: 구글)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세계적인 소설가인 마크 트웨인은 독일어를 할 때면 새로운 '나'가 생기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하나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또 다른 관점이 생기는 것과 같다. 렌즈의 색에 따라 세상이 달리 보이는 것처럼 영어로 소통할 때는 영어와 다른 관점에서 대화를 끌어나가야 할 때가 있다.


Solution 영어의 온도에 맞는 관점을 탑재하기 


문법도 단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슨 말로 어떻게 대화를 채워가야 하는지도 영어 대화의 흐름에 대한 내용도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포함되어야 한다.




[요약] 

한국문화를 비하하거나 혹은 단편적으로 문화의 우열을 따지는 글이 아님을 이해하시면서 읽어주셨으리라 믿고 감사드립니다. 영어라는 언어는 문화를 담아내는 그릇이므로 문화가 언어에 어떻게 표현되는지, 또 영어를 배우는 우리는 어떤 점에 더 염두에 두어서 언어를 배워나가야 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한 글입니다. 학원이라는 온실에서만 영어를 배운 한국인들이 실제 대화에서는 영어 대화의 흐름을 타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다수 보았기에 이 부분 또한 도움을 드리고자 본 글을 공유합니다. 


중요한 지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영어를 쓰는 영미권의 문화에서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말로 표현해야 하고, (2)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어 말하기 대신 상대방에 대한 감사로 전하는 모드로 바꾸는 과정 또한 영어를 배우는 과정에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 전 글 <유독 한국인에게 영어가 어려운 이유>에 실린 질문의 답을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간략히 해설드립니다. 


(1) eager=열렬한

Q.eager를 사용하여 오늘 나의 생활을 설명해 보세요.


(예) I was eager to see the results. 나는 그 결과를 보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단어를 영어=우리말 일대일 대응으로 단어를 암기하면 막상 써먹어야 할 때는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문장 안에서 실제로 쓰이는 예로 배워야 합니다.


(2) (커피숍에서 주문하는 상황에서)

want americano.

Q. 왜 적절하지 않은 문장일까요.


문장 자체만으로는 전혀 흠잡을 게 없습니다. 하지만 주문을 하는 상황이라면 이 맥락에 맞는 말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Can I have a cup of americano?"  혹은 간단하게 " A cup of americano, please."  하는 편이 훨씬 자연스럽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의를 갖춘 말로 들립니다. 어렵고 복잡한 말을 하는 것보다 때와 장소에 걸맞은 표현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요. 공부의 방향을 바르게 잡으면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R.Robert & R.Kreuz(2015). Becoming Fluent. The MIT Press

EBS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 5부 말문을 터라>

EBS 다큐프라임 <동과 서>

경향신문(2011.8.5 기사). <네이티브가 생각하는 한국인의 영어는?>



지난번에 이어 이번 글을 통해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 때 어려워하는 부분을 먼저 짚어본 이유는 더욱 정교한 한국인 맞춤형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결코 우리가 할 수 없다는 근거나 핑계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처방을 위해 증상과 기록을 면밀히 살피듯 우리가 공통적으로 힘들어하는 부분을 해결의 중요한 단서로 삼기 위함입니다. 

행간에 있는 글쓴이의 의도와 진심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더 이상 끌려가지 않는 한국인의 영어 독립만세'를 꿈꾸며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카더라 통신의 단편적인 내용이 아닌, 이론과 경험으로 증명된 내용으로 '알면 세월을 아껴주는 영어 공부법'을 전합니다. 

영어독립을 이룰 당신을 오늘도 응원합니다. 



써니윤의

영어독립연구소: 

http://cafe.naver.com/englishforkor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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