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H독서브런치145
1. 알랭 드 보통은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차이 가운데 일부를 넘어설 수 있었다면 그것은 서로의 성격에서 발견되는 막다른 골목을 가지고 농담을 하려 했기 때문"이고, "유머가 있으면 직접적으로 대립할 필요가 없"이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반대로 "웃을 수 없다는 것은 인간적인 것들의 상대성, 사회나 관계에 내재된 모순, 욕망의 다양성과 충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해요. 문유석 작가는 <판사유감>에서 "시골 장터에서 싸움판을 말리는 노인네라면 너스레를 떨며 일단 흥분한 장정들을 누그러뜨리지 않겠습니까? 유머의 힘이 팽팽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라고 했고 "유머는 한 발 물러서 관조할 수 있는 여유와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객관적인 태도 위에서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즉, 유머는 사람 사이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2. 유머는 또한 나 자신한테도 좋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리처드 와이즈먼은 <59초(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유머로 대처하는 사람들은 면역계가 특별히 건강하고, 심장마비와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40%나 더 적으며, 치과 수술을 받을 때 고통을 덜 느끼고, 수명도 평균보다 4.5년 더 길다"고 말합니다. 또한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위트는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수준'을 나타낸다. 위트는 창의성의 표현이며, 높은 창의성을 가진 사람은 멋진 꼬리를 소유한 '인간 공작새'가 되는 셈이다"고 했어요. 데이비드 버스는 <진화심리학>에서 여자는 배우자(남자)의 유머를 중요시 하며 이는 "유머가 뛰어난 창조성과 함께 복잡한 인지 기능이 돌연변이 부하에 손상을 입지 않고 잘 작동하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좋은 유전자'를 가졌음을 알려주는 표지"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1+2.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었고 싸움과 화해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싸움은 서로의 이해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이라면 화해의 계기는 어떻게 마련될 수 있을까 싶었어요. 나라 간 화해와 개인 간 화해에는 많은 것의 차이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서로 납득할 만한 명분을 가질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개인간 화해에서만큼은 웃음이 많은 경우 양쪽을 무장해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 사이 관계가 지속되다보면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내 곁에 오래 두어야 할 사람이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 사람과는 오래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그 외에 고려해야 할 것들도 많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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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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