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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Apr 12. 2022

관상과 엘리어트 파동이론, MBTI 그리고 빅데이터

#PSH독서브런치165

사진 = 네이버 영화 <관상> 스틸컷


1.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상상하지 말라>에서 빅데이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이제 각자의 삶이 얻은 작은 경험들을 이어낸 빅 데이터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 안에 펼쳐지는 타자들의 시행(trial)으로부터 얻은 경험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 보여주며, 나아가 어떻게 살아야 착오(error)를 줄일 수 있을지 힌트를 준다. ... 데이터가 담고 있는 억조창생의 삶이 얻어낸 작은 교훈들과 실수들은 우리 각자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소중하게 쓰일 수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올곧게 바라보고 옳은 결론을 도출해내는 것이다." 저는 때로 점술로 치부되기도 하는 관상 또한 일종의 빅데이터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쌓인 경험 데이터가 나름대로 체계화된 것이 현재의 관상학이라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학교에 다닐 때 경력이 오래되신 선생님들이 "펜 잡고 공부하는 모습만 봐도 대충 어느 정도 성적일지 짐작이 간다"는 식의 말씀을 들었던 것 같은데 비슷한 논리라고 생각해요. 또한 '주가는 항상 5번의 상승과 3번의 하락으로 이루어진다'는 엘리어트 파동이론 또한 빅데이터로부터 도출된 결과일 것이고요. 즉, 인과관계는 알 수 없을지라도 상관관계가 충분한 데이터를 통해 입증된다면 신뢰할 만한 기준이 될 수도 있을 듯해요.


2. 에스콰이어 코리아 22년 4월호 <MBTI를 위한 변명>에서 MBTI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의 다음과 같은 말이 실려 있습니다. "AI나 빅데이터도 결국 통계 기반이잖아. 통계는 결국 기존에 있는 걸 바탕으로 모델을 짜서 예측을 하는 거지. 인간은 기존 데이터로만 봤을 때 변수가 너무 많아. 날씨나 주가 같은 건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어도 인간을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그러니까 나 같은 인사쟁이들이 경험과 네트워크로 사람을 파악하는 거지." 나심 탈레브는 <블랙스완>에서 "과거에 내내 통했던 것이 어느 순간 예기치 않게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며, 우리가 과거로부터 배운 것은 최선의 경우에 쓸모없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파국을 낳는다"고 지적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아무리 빅데이터에 기반했다 하더라도 관상, MBTI,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근본적으로 과거의 사실로부터 도출된 이론이고 따라서 이를 미래에 까지 적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1+2.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들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최근의 AI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부터 관상학, 엘리어트 파동이론, MBTI 모두 일종의 미래 예측 지표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해요. 그리고 이를 활용하는 가장 과학적이고도 지적인 태도는 몇 가지 지표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기보다는 나심 탈레브가 위 언급한 책에서 말한 다음과 같은 태도가 아닐지 생각해보아요. "나는 이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 발길에 직접 불을 밝힘으로써 뜻밖의 사태에 놀라는 일이 없도록 대비한다. 나는 정밀함을 추구하다 오류를 빚기보다는 폭넓은 측면에서 대체로 옳은 쪽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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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s://brunch.co.kr/@thepsh-brunch/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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