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윤수영은 몇 번이나 이말을 했다. 처음 만났던 화요일의 늦은 밤에도, 원고를 쓰기 직전 마지막으로 만난 일요일 새벽에도.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는 건트레바리를 다룬 다른 언론 인터뷰에도 지속적으로 등장한 말이다.
몇 가지 기사를 통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나도 들었다) 트레바리의 탄생 설화는 다음과 같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커뮤니케이션은 2014년 10월 카카오와 합병됐다)에 들어간 그해에 세월호가 가라앉았어요. 학생 때는 이런 이슈가 생기면 글을 썼는데 사회인이 되니까 쓸 수가 없었어요. ‘너는 얼마나 떳떳하길래 남의 일에 떠들 수 있냐’ 싶었던 거예요. 그래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이 일을 하게 됐어요.”
- “트레바리는 무엇을 판매하는가”, 〈에스콰이어〉, 2017년 9월호
<밀레니얼의 반격>은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 시스템과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밀레니얼 개척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저자가 정의한 ‘밀레니얼 개척자’는 특정 세대를 일컫는 게 아니다. 이들은 나의 성장을 위해 일하고, 취향과 가치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서울·강남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지방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도 있다.
50~60대 기성세대의 젊은 시절 목표는 성공이었다.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최대한 많은 부를 쌓고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요즘 젊은 사람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조직을 위해 일하는 데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기도 하고, 회사에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선다. 조직에서 화려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자신만의 삶을 가꾸는 ‘라이프 디자이너’의 모습이다.
기성세대들이 이런 흐름에 많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지적한다. 이들도 이제 100세 시대에 접어들며, 은퇴하더라도 뭔가를 새롭게 배우고 제2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살아온 방식대로 계속 살기엔 불안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니 두렵다. 저자는 강조한다. “늦기 전에 밀레니얼 개척자들의 변화를 이해하고 동참해야 한다. 그것이 밀레니얼 시대의 진정한 생존법이다. ”
- 「성공 공식 벗어난 밀레니얼 개척자들」, 한국경제, 2019. 10.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