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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어릿 Mar 30. 2023

선택은 항상 최선이다

[서평]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말지니

우리는 살아 오면서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지는 마치 정답과도 같이 밝게 빛나는 것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갈림길에서는 도저히 앞날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컴컴하기도 하다. 어떤 상황이든 우리는 두 가지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 나아가야만 한다. 그 자리에서 멈춰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최선의 것을 선택한다. 최선의 선택지가 있음에도 차선책을 고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종종 선택에 대해 후회를 하는 것일까? 분명 내가 들고 있는 패 중에서 가장 좋은 패를 골랐음에도 우리는 왜 ‘차라리 다른 걸 고를 걸’ 하는 마음이 들까? 이와 관련해 이규철 작가는 그의 책,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말지니』의 가장 첫 번째 글에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린다.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그 모든 결정은 내가 한 것이고, 그에 대한 책임은 나 자신이 오롯이 짊어지고 가야 할 숙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가지 않은 길이 내가 실제 지나온 길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는 결정론적 보장 또한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작가의 첫 글에서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다. 내가 가지 않았던 그 길을 선택했을 때의 미래는 지금의 나는 알 수가 없다. 분명 나는 갈림길에서 내 마음에 이끌려 가장 최선의 선택을 했지만 실제로는 내 마음이 잘못되었고 다른 길이 최선이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한들 뭐가 달라졌을까?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최악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쪽 길이 차악이고 저쪽 길이 최악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택했던 이 길을 앞으로도 나는 한 점 후회 없는 심정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리라. 지난날 가지 않았던 길도 진정한 천국으로의 인도 계단은 절대로 아니었을 것이라 확신하며 기꺼이 기쁜 마음으로 계속 정진해 걸어가리라.


작가의 다짐을 끝으로 첫 번째 글이 끝났을 때 지난 날의 나의 선택들을 되돌아봤다. 선택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자마자 ‘내 선택들은 과연 옳은 선택들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밀고 들어왔다. 다만 이전 같았으면 당연하게 이어졌을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에 대한 되새김은 없었다. 어차피 나는 모든 선택의 순간에 최선을 다했을 것이고 그 최선의 선택의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아직은 더 열심히 일하며, 아직도 더 열심히 배우고, 그리고 또 그 무엇보다도 더, 이젠 그만 그 헛된 오욕칠정일랑 삼갈 줄 아는 참인간이 되어야겠지….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선택’이라는 좋은 키워드를 두고도 가장 첫 글을 제외하고는 선택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나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전적인 성격의 에세이라는 틀을 유지한다고 해도 ’지금껏 살아오면서 이런 선택의 순간을 후회한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선택들에 미련이 없다‘는 식으로 전체적인 맥락을 잡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차치한다면 작가의 생애를 엿보는 순간들은 생각보다 꽤 흥미롭다. 옛스러운 말투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무게감과 나이듦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작가의 태도는 지금의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선택‘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해 봐도 좋고, 앞날에 대해 새로운 다짐을 해봐도 좋을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너무 힘들어 지난 날의 내가 뭔가 잘못한 것이 있나 하고 자책 중인 이들과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가려고 준비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인용: 이규철,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 말지니』, 북랩, 2023.03.15.


http://m.yes24.com/Goods/Detail/117875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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