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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어릿 May 15. 2023

역대급 대국민 사기극, 5G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 눈이 바쁘신 분들은 오디오북을 들어주세요 :)

https://audic.page.link/4bs6


2018년 12월, 전 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 5G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속도는 최대 20Gbps.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LTE 기술보다 20배 빠르고, 지연시간은 LTE의 100분의 1 수준인 1ms 이하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시 여러 언론사에서 대서특필했던 바 있다. 뭔 소린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보다 훨씬 빠르단다. 이에 서비스 초기인 점을 감안해서 일반 고객들은 5G용 스마트기기가 출시되는 2019년 3월에야 그 빠른 속도감을 체감할 수 있다며 5G 기술은 모든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흘러 2023년 5월, 얼마전 KT, LG유플러스에 이어 SKT도 28GHz의 주파수를 포기했다는 기사가 연일 보도되었다. 여타 어려운 설명을 빼고 펙트만 체크하자면 결국 2018년에 우리의 기대감을 잔뜩 부풀렸던 20Gbps의 속도는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2018년 말에 시작했다는 걸 감안하고서라도 4년 반이 지난 시점. 이러니 지금까지 반강제적으로 5G 요금제를 사용해왔던 사람들의 복장은 터질 수밖에 없다.





뭐가 문제인 거야?


하나씩 문제를 뜯어 깔아 놓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실제로 ‘진짜 5G’, 그러니까 여러 언론사와 통신사에서 홍보해 오던 그렇게 빠른 속도의 5G를 왜 실현할 수 없었는 가에 대한 내용 위주로 알아보고자 한다.


5G 기술은 이론상 놓고 보면 확실히 앞서 말했던 기사의 내용과 다르지 않다. 또한 확실히 어떤 기술에 있어서는 그토록 빠른 속도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인공지능이나 증강현실, 자율주행 등으로 대표되는 우리가 그토록 귀가 닳도록 들어왔던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다. 챗GPT가 쏘아올린 커다란 공이 인공지능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꿔놓은 지금, 왜 5G는 그토록 욕만 얻어먹어 왔는지 더욱 의문만 가중될 뿐이다.


기사 내용들을 살펴보면 ‘진짜 5G’를 사용할 수 없는 데에는 기지국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한다. 양방향 빠른 속도의 무선 통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LTE보다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건설해야 하는데 예산 등의 문제로 그렇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가 면한 현실이다.


왜 ’진짜 5G‘를 실현할 수 없었는지가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5G 서비스를 시작한 지 4년 반이 지나서야 그 사실을 이통3사가 인정했고, 빠른 속도를 앞세워 광고를 해대면서 5G 스마트폰에 강제로 비싼 5G 요금제 약정을 걸어 소비자의 지갑을 홀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가장 크다. 비꼬자면 실컷 미래 기술이라고 홍보해두고 ’일단 이거 사 놓으면 몇년 뒤에 떡상 한다니까?‘라고 꼬드겨대는 말들에 놀아난 꼴이라고나 할까.



5G, 진짜로 필요한 거 맞아?


알아 듣지도 못하는 얘기들은 접어두고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나는 최신 스마트폰(갤럭시S23 울트라)과 현 시점 최고 성능의 태블릿PC(M2 칩셋이 탑재된 아이패드 프로), 그외 갤럭시워치와 LG 톤프리 블루투스 이어폰 등 여러 스마트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연결해서 쓰는 거니 논외로 두자. 그럼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어떨까? 둘 다 5G를 쓰고 있냐고? 아니다. 나는 몇 년째 단 한 번도 5G를 써본적이 없다. 여전히 LTE를 쓰고 있고 심지어 알뜰요금제를 사용하고 있기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요금을 합쳐도 5만원 언저리 수준이다. 왜 5G로 안 바꾸냐고? 쓰는 데 문제가 없으니까.


혹자는 그래도 LTE 쓸 때 보다는 빠르다고 얘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LTE를 쓰면서 유튜브 영상이나 카카오톡, 심지어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적이 있었나? 적어도 나는 없다. 그래, 가끔 끊길 수는 있겠지. 전송 속도가 좀 느려질 수는 있겠지. 그런데 말이지, 그래서 못 써먹을 정도였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니까 궁금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개발자들이나 선구자들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유튜브 영상이나 보는 우리들한테 5G가 진짜 필요한 기술이냐고. 몇 년 전부터 울부짖던 4차 산업혁명이 이제서야 좀 체감이 되는 이 시점에 굳이 세계 최초를 들먹이면서 4년 반이나 앞서 비싼 요금제를 내 가며 5G를 썼어야 했냐고.




그래서 5G, 써? 말아?


그래, 사실 중요한 건 이거다. 이해관계 복잡한 얘기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우리는 5G를 써야하는가. 여기에 대해 답하기 전에 주변을 잘 한 번 살펴보자. ‘나 이번에 아이폰 14 프로로 바꿨어‘, ’나 이번에 갤럭시S23 울트라 샀어‘라고 자랑하는 사람은 있어도 ’나 어제 5기가 짜리 영화 다운 받는데 5초 밖에 안 걸렸어‘라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보자. 일단 내 주변엔 없다.


그러니 그냥 LTE 쓰자. 월급 말고 모든 물가가 오르는 지금 같은 시대에 매달 나가는 휴대폰비라도 아껴야 하니까. 일단 지금도 쓰는 데는 문제가 없으니까. 심지어 5G 요금제를 쓰면서도 LTE를 쓰는 사람이 수두룩하니까. ‘진짜 5G’는 아직 안 터지니까.


그럼 지금까지 속아서 5G 요금제를 써왔던 사람들은? 그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자급제에 알뜰 요금제를 쓰는 게 대세인 지금, 인싸 아싸 같은 거 따지지 말고 유행에 올라타자. 그게 우리의 지갑을 지키고 속에서 나는 천불을 끄는 데 도움이 된다. 그래도 분하다면 이통사 고객센터에 ‘어휴 쯧쯧’이라고 한마디만 넣어주자.




마무리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진짜 5G’가 필요하다. 우리의 통신속도가 2G에서 3G로 넘어올 때, 3G에서 LTE로 발전했을 때 분명 괄목할 만한 현실적인 변화가 있었다. 속도의 변화는 물론이고 유선 전화기에서 무선 휴대폰으로, 단순 전화만 가능한 휴대폰에서 초고속 인터넷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그럼 이번 5G에서도 이러한 변화, 즉 5Generation이라고 불릴 만한 변화가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앞으로 정부가 나아가야 할, 이통3사가 우리에게 제공해야 할 것들은 너무나도 많다.

그 얘기들을 굳이 다루지는 않겠다. 왜냐면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으니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 거란 거 알고 있다.

신세한탄, 세월탓, 이통사탓, 정부탓 모두 댓글을 통해 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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