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던 GR65

만 65세 할머니의 몸부림친 여행기 26

by 꿈돌

< 울뜨레야, 전진2 >

6/30 일요일 (Lourdes)

오늘은 좀 늦잠을 잤다. 아침식사래야 바게뜨 빵조각과 커피나 티뿐이라 우린 어제 까르프에서 사온 과일과 주스 그리고 쿠스쿠스(쌀알 같은 것)와 여러 가지 콩이 섞인 샐러드에 야채를 더 넣고 순창 고추장에 비벼 먹었다. 바나나로 입가심을 하고 동네의 빨래방을 찾아가 빨래까지 다 해치웠다. 점심은 오랜만에 멕시칸 요리 집에 갔다. 언니야는 쇠고기 스테이크와 야채, 감자튀김 그리고 나는 베이비 오징어 구이와 감자튀김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거기서 멈춰야했는데 타코까지 한 접시 더 시켜 먹었다. 우린 4시에 베르나데뜨 성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러갔는데 그냥 단순한 다큐여서 밀려오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마구 졸았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비오10세 대성당으로 갔다.

비오10세 대성당은 성모발현 100주년 기념으로 지어졌단다. 지하에 있는 성당으로 입구 표시도 장식도 없어 그냥 지나칠 만큼 표시가 없었다.


‘나는 가난하게 태어났고, 가난하게 살았으며, 가난하게 죽고 싶다.’


고 말할 만큼 가난한 삶을 사랑했던 성 비오 10세 교황을 드러내듯 대성당 내부는 너무나 단순해 보인다. 노출 콘크리트로 구조를 세우고 중간에 기둥이 하나도 없다. 천정을 가로지르는 휘어진 대들보들로 인해 성당 내부는 거대한 물고기 뱃속 같았다.

비오10세 대성당에선 미사와 '성체강복'예식이 거행되었다. 성체강복은 '성체행렬'로 시작되었고 성체행렬은 제일 먼저 봉사자단과 기수단, 환자들, 복사단, 사제단, 성체 순으로 행해졌다. 루르드 광장을 가로질러 성 비오10세 대성당에 성체 행렬단이 들어오면 트럼펫과 파이프 오르간에 맞춰 성가대의 노래가 울려 퍼지고 중앙 제대에 성체가 현시되면 곧바로 성체강복이 시작된다. 이곳 루르드에서는 언제나 장애인과 환자들이 제일 먼저 앞장선다. 시간도 초월한 듯 천천히 느릿느릿 행해지는 예식을 하고 있으면 완전히 현실과 다른 나라에 와 있는 것만 같다.


물고기 뱃속에 있는 요나가 이런 느낌이었을까? 무겁고 두려운 짐을 지기 싫어 피해 다니다가 물고기 뱃속에 들어온 나의 존재는 한 점일뿐. 나의 근심이나 두려움이 티끌보다도 가치 없게 느껴졌다. 나의 작은 소망은 말하기도 전에 이미 여기 모인 사람들의 염원과 갈망으로 흡수되어 거양된 성체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노래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이 입을 맞춰 기도하는 간절한 염원에 이미 그분은 응답하고 계셨다.

‘아무 두려움 없이 그냥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그러면 된다.’


까미노 데 산티아고 일정 중간에 루르드 일정이 들어간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니라 이미 계획된 그분의 이끄심이었다. 또 눈물이 난다.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마음이 착한 이에게 평화!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 있기를 간절히 기도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