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사십 살이라 아쉽네

너의 찰나

by 마이아사우라


아이가 종종 하는 말이다.

아빠가 마흔 살이라, 사십 살이라 아쉽다는 말-

아빠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라 아빠도 같은 다섯 살 이어서 모든 걸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남편은 아이와 내게 참 좋은 사람이다.





남편과 나 그러니까 우리는 교회에서 만났다.

안경을 끼고 다정한 표정의 교회 오빠- 사람들이 말하는 교회 오빠의 이미지의 표본이 바로 우리 남편이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확인하고 잘 지내던 와중 우리는 저녁을 먹다가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시절의 남편이 먼저 입을 열었다.'나는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 이렇게 이야기하면 너무 포부가 없어 보이나? 가정보다 중요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야. 그리고 아이를 정말 좋아하거든' 뒤이어 '나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우리 둘 다 진심이었고, 그렇게 좋은 아빠와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우리는 9년 전 겨울, 결혼을 했다.


따뜻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상한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자란 남편은 부모님을 보며 좋은 아빠를 꿈꾸었고, 누군가를 엄마로 불러보지 못했던 나는 그 미지의 영역을 잘 해내리라는 마음으로 좋은 엄마를 꿈꾸었다.


꿈을 꾸게 된 방식을 달랐지만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는 몰랐다.

'좋은' 은 각자에게 고유명사였다는 걸. 우리는 각자만의 입체경을 들고 있었다.


남편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 좋은 엄마 내가 생각하는 좋은 아빠, 좋은 엄마 그 생각의 다름에서 오는 충돌은 한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다. 아주 사소한 욕조에 물을 얼마큼 받을 것인지부터 중요한 아이의 훈육은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수면 위에 올리지 않았다. 그저 다른 가정들도 이 정도의 불협화음 정도는 가지고 있을 거라는 일반화로 치부하며 아이가 잠들면 그저 함께 잠들기에 바빴다. 진지한 대화는 사치였으며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나보다는 좀 더 성품이 편안한 그리고 체력적으로도 강한 남편이 어느 날 '엄마가 편안해야 아이도 편안하겠지... 그리고 네가 불행하면 나도 행복할 수가 없고, 육아에 있어서는 너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게'라며 수면 위로 '육아'를 끌어올렸다.



그렇게 우리 집은 아이 육아에 관해서는 나의 말이 곧 규칙이 되었다.

나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남편에 대한 고마운 마음 그리고 육아에 있어서 일관성이라는 것이 생겼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문제를 결정함에 있어서 아이가 남편의 말을 따르려다 갑자기

'아빠 잠깐만 엄마한테 물어봐야지'라며 나에게 달려왔다.



아이와 함께 우리는 늘 행복했는데 아이는 알고 있었다.

본인의 문제에 있어서는 무조건 엄마의 말을 따르고 있다는 그 암묵의 규칙을...

그날 밤 오빠에게 내가 먼저 육아를 끌어올렸다. 그러니까 아이의 일상 말고 조금 더 나아가 진지한 근본의 문제 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육아도 익숙해지고 진지해질 체력도 있었다.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다음날부터 우리 집은 엄마(나)의 말을 따르는 일관성 있는 모습은 사라졌다. 대신, 아빠의 말을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엄마(나)의 모습이 존재한다.



아이에게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말을 지금도 지지하고 꽤나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나는 일관된 규칙에 얽매였다면

지금은 일관된 나의 행동과 마음 씀씀이에 더 깊은 시간을 들인다.


들인 시간은 대부분 정직하다는 걸 살면서 느낀다.


#테리지노가 사는 집 새벽에 마이아사우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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