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자료 수집만 2만 건, 건축 설계 공모에 74팀 응모
날짜: 2025년 6월 27일 금요일 3시
시간: 2시간
장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글 쓰는 사람: 올해 5월에 한국 최초의 사진미술관이 개관할 거래!
사진 찍는 사람: 같이 가자!
같이 가자고 했는데 더는 기다릴 수 없어서 오후 반차 내고 내가 먼저 갔다 온 한국의 최초 사진 공립 미술관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다음에 같이 갑시다!) 이제 개관한 지 한 달 정도 됐다. 나는 이 소식을 올해 3월쯤 알게 됐다. 개관한다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신나는 마음으로 바로 사진 찍는 사람에게 알려주었다. 지금까지 사진 찍는 사람이랑 석파정 서울 미술관의 '사란란' 전시랑 MMCA 서울의 '론 뮤익'이랑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 전시를 같이 봤었다. 꼭 사진에 관한 전시가 아니더라도, 미술관을 같이 가면 사진을 넘어 예술에 대해서 대화를 많이 하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여기저기 같이 가고 싶다.
그나저나 올해의 반이 이제 막 지나가고 있고, 거의 10군데 넘게 겨울과 봄에 갔던 미술관 · 박물관 · 역사관 · 사유원에 대해서는 블로그에 올렸다! 매달의 루틴이랄까.
오직 사진만을 위한 미술관이 드디어 한국에 생기다니. 나도 카메라를 들고 갔지만 (사진 찍는 사람이 빌려 준 2번째 카메라), 다른 방문객들도 정말 카메라를 많이 지니고 있었다! 모두의 손에 각기 다른 카메라가 쥐어져 있었다. 나처럼 혼자 카메라를 들고 온 사람들도 많았고, 사진 동호회에서 같이 나온 듯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도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사진 미술관을 찾아오고 있다.
2015년부터 2025년 개관의 날까지, 사진미술관이 열리기까지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내가 스무 살이 막 됐을 무렵, 사진미술관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구나! 2014년에 서울시가 사진미술관의 건립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했고, 바로 2015년에 서울의 도봉구 창동에 부지를 확정했다. 2019년에 사진미술관의 건축을 위한 설계를 공모했고, 2021년 건축물 착공 시작, 3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개관을 한 것이다. 이 건축 설계 공모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74개의 팀이 참여했고, 최종적으로 해외의 Jadric Architektur와 (@jadricarchitektur) 한국의 일구구공 도시건축의 (@1990uao.kr) 선정으로 설계가 되었다. 일구구공에 사진 미술관 건축 작품 설명집도 팸플릿으로 읽어볼 수 있다. 내친김에 일구구공의 이전 건축 프로젝트를 다 훑어봤다... 그리고 이 건축사 사무소에 그만 빠져들었다... 일구구공의 사이트에 보면 건축사 소식들을 올리는 뉴스 코너가 있는데 거기 올라간 글들이 너무 웃기다. 일단 유머 감각이 있는 건축사 분들이라는 것에 안 반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왜 사진 미술관 자체보다 설계와 건축, 그리고 이 미술관 개관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가 더 궁금한 것인가...(사회과학 분야 전공의 특징인 것인가...) 그래서 사진미술관의 보도자료까지 찾아서 읽어봤다... 아래의 표를 발견했을 때 너무 마음에 들었다...(내 MBTI는 프리랜서일 때는 ENFJ였고, 직장인이 된 후 INTJ가 나왔는데 어쨌든 J... 참고로 사진 찍는 사람은 ISTP이다)
그리고 이 10년의 시간을 또 이 사람들이 책으로 기획했다... 이러면 내가 또 안 볼 수가 없잖아요... 10년의 시간이 한 권의 책으로 담기다니. 책 한 권으로 10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책 한 권이 가질 수 있는 힘이 아닐까. 1년에 100권 넘게 책을 읽고 있어도, 여전히 읽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다. 오래오래 살고 싶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의 개관 특별전 <광채 光彩: 시작의 순간들>. 참여작가로는 정해창, 이형록, 임석제, 조현두, 박영숙 사진가가 있다. 5명의 사진작가들의 157개의 사진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 5명의 사진가들을 담은 영상도 사진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16분짜리 영상이라서 사진 미술관을 가면 꼭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서 이 영상을 보고 오시길. 커다란 벽을 화면으로 꽉 채워서 사진을 영상으로 틀어주는데 역시 사진은 크게 봐야 한다. 더더욱 집에 사진을 보기 위한 빔 프로젝터를 두고 싶다..!
이번 전시는 1929년 한국인 최초로 개인사진전을 개최하며 사진을 근대 예술 제도 안에 편입시킨 정해창, 1948년 해방 이후 리얼리즘 사진의 흐름을 연 임석제, 1956년 ‘신선회’를 결성하고 리얼리즘과 사진의 형식 실험을 아우르며 후학 양성의 기반을 닦은 이형록, 1960년대 조형적 추상 사진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제시한 조현두, 그리고 1961년 서울 지역 최초의 대학생 사진 동아리 ‘숙미회(淑美會)’의 결성을 시작으로 활동을 넓혀가며, 이후 한국 사진계에서 여성의 시선과 경험을 본격적으로 사진에 담아낸 박영숙까지 각기 다른 시대와 맥락 속에서 한국 사진사의 흐름을 전환시킨 다섯 작가의 시작과 실천을 조명합니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무엇보다 이 전시를 기획하고, 사진 미술관의 개관을 위해 2만 개가 넘는 자료를 (5년이 걸렸다...) 수집했다는 것을 알고 계신지요! 이 사진미술관 개관을 위해 협업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아마 'Photo SeMA 2015-2025' 책에 조금은 실려있지 않을까. 아직 대형 서점에서 찾아볼 수 없어서 못 사지만, 나오면 꼭 보고 싶다. 10년의 시간, 10년을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은 한국에 사진술이 도입된 시기부터 20세기 말까지 100여 년 사이에 활동했던 사진가들을 조사하여 목록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192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제작된 작품과 관련 자료 2만여 건을 수집하여 총 26명의 사진가 컬렉션을 구축하였다
[보도자료]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5월 29일 개관특별전으로 첫걸음
영업시간: 화-금 10:00-20:00/주말 및 공휴일 (하절기/동절기 구분 10:00-18/19:00)
인스타그램: @seoulmuseumofart
입장료: 무료!
4층 포토라이브러리 운영시간: 화–금 10:00–18:00 (휴실12:00–13:00) 도서 대출 불가!
현재 전시: <광채光彩: 시작의 순간들> 2025년 5월 29일-10월 12일
도슨트 안내: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2시 진행
2025년 5월 29일에 개관한 사진미술관. 1층에는 카페 포토세마라고 포토북 카페가 있는데 아직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것인지 사진집이 많이 없다. 카페에서 자유롭게 사진집을 볼 수 있도록 책이 더 많이 추가되면 좋을 듯! 그리고 4층에는 포토라이브러리라고 사진전문도서관이 있다. 여기는 아예 날을 잡고 그냥 하루 종일 사진집만 보다 갈 목적으로 다시 방문할 예정.
사진 찍는 사람: @ted_opic
글 쓰는 사람: @thesall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