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과거와 우리의 미래
날짜: 2025년 7월 13일 일요일 새벽 12시 30분
시간: 40분
글 쓰는 사람: 할머니와 손자가 같이 있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만 울어버렸어...
사진 찍는 사람: 왜 자꾸 울어!
자꾸 운다. 혼자 사진 찍을 때마다 혼자 감동받고 혼자 운다... 원래 사진 찍을 때 이러는 거 아닌가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같이 손을 꼭 잡고 가는 산책하는 모습이 좋아서, 할머니와 손자가 하천에서 맨발로 발 담그면서 부지런히 두 눈으로 물고리를 좇는 장면이 좋아서, 아빠와 딸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좋아서, 태권도 갔다 온 손녀와 할아버지가 하천에서 잠시 쉬어 가는 순간이 좋아서, 아빠와 아들이 자전거 바람을 넣으려고 기다리는 게 좋아서, 산으로 현장학습 온 유치원 아이들이 서로 손 잡고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 좋아서, 섬에서 소라를 파는 할머니랑 수다 떨다가 담배를 피시는 모습이 좋아서.
자꾸 운다, 좋아서. 나는 거의 어른이 될 때까지 외국에서 자랐고, 할아버지는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할머니만 잠깐잠깐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볼 수 있었다. 할머니는 오랜 세월 아프셨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 올 때 같이 어디를 산책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알았다. 할머니가 항상 나를 생각하시고 좋아한다는 것을. 이때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더라면 할머니 사진을 왕창 찍었을 텐데. 집에서 할머니랑 어떻게 하면 재미난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조금 더 고민했을 텐데. 할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 적어서, 어렸을 때는 할머니의 사랑이 어색해서, 그래서 아쉽다. 그래서 다른 할머니들을 보면 자꾸 우나 봐. 돌아가신 할머니를 더 이상 볼 수 없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울어버렸지...) 나는 노인과 아이를 좋아한다. 나의 과거와 나의 미래의 모습이겠지. 사진 찍다가 카메라를 궁금해하는 어린이와 이야기를 하고, 아파트 임장을 갔다가 정자에서 쉬고 계신 할머니 주민들과 수다를 떨고, 버스 정류장을 못 찾고 계셔서 물어보시는 할아버지와 같이 버스를 타고, 회사 건물의 엘리베이터가 복잡해서 층수를 물어보시는 할머니와 같이 엘리베이터도 탄다. 나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돌아가셔서 옆에 없지만, 동네를 돌아다니다 보면 다른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좋나 봐.
*여기서 잠깐!
글 쓰는 사람은 아이들을 워낙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방과 후 어린이 교실 봉사, 유아 돌봄 알바, 영어 도서관 학원 알바, 국제기구 후원 어린이와 후원자 편지 번역 봉사를 했다.
사진 찍는 사람: @ted_opic
글 쓰는 사람: @thesall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