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lk about yourself
예의바른 사람은 일찍부터 자기 이야기를 지나치게 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체득한다. 그들은 간단한 몇 마디 외에는 언제나 상대방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거나 신문에서 본 개인적이지 않은 주제로만 고집하는 것으로 자신의 매력을 증명해보이고 악명 높은 비난, 즉 자아도취를 피해간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만으로는 자신에 대해 말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구분할 수가 없다. 때로는 예의바른 사람도 자신의 삶을 세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기 쉽다. 문제를 결정하는 것은 말하는 양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일 뿐이다.
자신에 대해 말하는 한 가지 특별한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아무리 오래 해도 반드시 친구가 생기고, 듣는 사람을 안심시키며, 커플에겐 안심을 싱글에겐 위로를 주고, 적의 선의도 살 수 있다. 바로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공유하는 것이다. 나는 실패했다고, 슬프다고, 내 잘못이었다고, 나의 파트너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나는 외롭다고, 전부 다 끝나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할 때 상대방은 나에 대해 가장 잘 배운다.
인간 본성에 기본적으로 못된 면이 존대한다는 사실을 암시하지만, 진실은 훨씬 더 가슴 아프다. 우리는 실패담을 들었을 때 신이 난다기 보다 깊은 위안을 받는다. 사는 게 끔찍하게 어려운 굴욕적인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위로를 받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의 삶에서 증거를 거의 찾을 수 없는 문젯거리를 우리만 저주 받았다고 믿어버리기 쉽다. 미디어는 연달아 타인의 경제적, 창조적 성공 사례를 전해주고 친구와 친지들은 대화 중 끊임없이 자신의 성취와 아이들의 성공에 대해 은근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궁극의 모순은 이렇게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우리를 떼어놓으려고 그러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의 성공담을 들으면 우리가 자신을 더욱 좋아하게 될 거라고 심각하게 오해 중이다. 그들은 사회생활에 인기와 성공 사이의 관계 모델을 적용하고 있는 셈인데, 사실 이 모델은 부모를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거나 경력의 진척을 위해 성공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만 적용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때는 성공이 꽤 큰 걸림돌이라는 사실을 자기자랑에 바쁜 사람들은 깜박 잊고 만다.
우리는 완벽하려고 지나치게 노력한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실패다. 타인은 우리가 얼마나 외로운지, 성생활이 얼마나 정상적이지 않은지, 경력이 얼마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가족이 얼마나 불만스러운지, 내내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외적인 증거를 몹시 듣고 싶어 한다.
당연히 이런 상처를 드러내는 일에는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타인이 우리를 비웃을 수도 있고 소셜미디어는 신나게 떠들어댈지도 모른다. 그게 핵심이다.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굴욕감을 안겨줄지도 모르는 일들을 드러낼 때 타인과 가까워진다. 우정이란 속내를 털어놓고 매우 가치있는 어떤 것을 제공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베푸는 감사의 배당금이다. 즉, 우정은 화려한 선물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귀중한 것, 한 사람의 자존감과 위엄으로 가는 열쇠다. 우리가 세상 앞에서 강해 보이려고 너무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 우리가 타인의 눈에 사랑스러워 보일 때, 낯선 사람을 친구로 만들어줄 때는 우리의 부끄럽고, 슬프고, 우울하고, 불안한 모습을 드러낼 때뿐이다.
번역 이주혜
편집 손꼽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