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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오면 규카츠를 먹어봐

일본에 사는 사람의 일식 추천

by 이이구


(일본 규카츠는 성형육일수도 있기 때문에 자세히 알아보시고 확실히 구워드시거나 이런 게 껄그러우신 분이라면 피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가장 좋아하는 일식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잘 모르겠다.

좋아하는 일식이 너무 많아서일까.

하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일식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딱 한 가지 메뉴를 대답해 줄 수 있을 거 같다.

규카츠를 먹어봐.


일본에서의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가던 3월.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외식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이 먹고 싶었고 나는 동네에 있는 규카츠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

마침 유명한 규카츠 체인점인 모토무라 규카츠가 우리 동네에도 있어서 방문을 해보았다.


https://maps.app.goo.gl/MiGbKnuxpuE1yv556



F6733E74-6C26-407C-A511-2E6B1FC61412_1_105_c.jpeg 규카츠


들어가서 카운터석에 앉으니 개인 화로에 불을 붙여주었다.

특대사이즈의 규카츠를 주문하고 차를 마시면서 불멍을 때린다.


062DBB85-4EE1-49D6-B470-7B44060BE269_1_105_c.jpeg 규카츠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규카츠가 금방 나왔다.

맛있겠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

적당한 튀김옷에 부드러워 보이는 속살.

그 안의 붉은 고기는 아름답다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이제 남은 건 원하는 굽기로 구워서 먹는 거뿐.

나는 먼저 규카츠가 나온 상태 그대로 한점 먹는다.


14924FF2-E142-4BB3-A8B8-6B34E7EB73C9_1_105_c.jpeg 규카츠


레어 굽기의 스테이크를 먹는 느낌.

고기의 쫀득쫀득한 식감과 겉 부분에 있는 약간의 바삭한 식감.

이렇게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먹는 건 고기의 탄부분이 몸에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먹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소금에도 찍어먹고 특제 소스에도 찍어먹어 봤지만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와사비.

고기와 와사비의 궁합은 그 조화가 상상이상이다.

그렇게 먹은 첫 조각.

어떻게 먹어도 맛있겠구나라는 확신이 드는 맛이었다.


CB867337-3485-43DF-B1F5-99F1FDF8FF1A_1_105_c.jpeg 규카츠


첫 규카츠를 먹고 규카츠 세 점을 집어 화로에 올렸다.

그리고 화로에 올리지 않은 규카츠를 한점 더 먹는다.

이번에는 규카츠를 간장에 찍어 먹어본다.

그러는 사이 조금씩 구워지는 규카츠.

양배추 샐러드를 한입 먹어준다음 화로 위에 아주 약간 구워진 규카츠를 집어서 한입 베어문다.

그러면서 남은 두 개의 규카츠를 반대방향으로 돌려주었다.

아주 약간 익은 규카츠.

한쪽면은 갈색으로 익었지만 반대쪽은 아직 익지 않은 규카츠, 미디엄의 느낌이었다.

조금은 쫄깃함이 사라졌지만 고기의 육향이 서서히 올라오는 맛이다.


다시 화로에 올리지 않은 규카츠를 먹으면서 맛의 차이를 느껴보려고 노력해 본다.

그러다 보면 적당히 구워진 규카츠가 눈에 보인다.

가장 좋아하는 와사비를 올려서 함께 먹어본다.

화로에서 적당한 구워진 규카츠.

대중적으로 가장 좋아할 거 같은 맛.

무난하지만 극단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최고의 선택은 아니었다.

다만 간장이나 소금 그 어떤 소스에도 잘 묻어나는 맛이다.

화로에 올려둔 마지막 한 점을 그대로 남겨둔 채 새로운 규카츠들을 화로에 올렸다.


그렇게 처음에 화로에 올라간 규카츠와 화로에 올라가지 않은 규카츠가 딱 한 점씩 남았을 때 화로에 계속 올라가 있었던 이제는 조금 타버린 규카츠를 입에 넣는다.

이 탄맛이 좋다.

조금의 씁쓸하고 절대 몸에 좋지 않을걸 알지만 한 점만큼은 이렇게 살짝 태워먹는다.

그리고 맛있는 것은 가장 마지막에 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마지막 한 점은 화로에 올리지 않는 한 점이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는 마지막 한점.

바로 전에 살짝 탄 규카츠를 먹었기 때문일까 이 쫀득쫀득함이 더 부각되었다.

누군가에게 알려주고 싶은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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