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 23:00
메모들을 엿보던 중 특별해 보이는 날이 하나 있었다.
2023년 1월 1일.
새로운 한 해가 시작이 되는 그날 나는 어떤 기록을 남겼던 걸까.
25살이 되었다.
엄마가 내 엄마가 된 나이.
그녀가 결혼을 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나이.
그런 나이.
그녀는 무섭지 않았을까.
나는 당신의 그늘 아래에서 당신의 은혜를 입고 있는 지금도 이 세상이 무섭기만 한데, 당신은 홀로 밖을 나가는 게 무섭지는 않았을까.
어린 나이의 소녀는 강해질 수 있었던 것인가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소녀는 엄마이었기에 강했던 걸까 강했기에 엄마가 되는 것을 선택했던 걸까.
지금의 나로서는 모르겠다.
그녀와 같은 길을 걷고 싶지만 그럴 자신이 없기에 아직도 그녀의 그늘아래에서 사랑을 받아먹으며 살고 있다.
언젠간 나도 그녀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며.
그때의 나는 25살이 된 어린이 었다.
지금도 전혀 성장하지 못해 어린 아이니 그때라고 다를 게 있을 리가 없었다.
그런 나와 다르게 어머니는 어른이었다.
그 나이에 책임이라는 것을 짊어진 젊은 아가씨.
그녀의 묵묵하게 걸어왔던 24년이라는 시간이 머릿속에 지나갔다.
나는 그녀처럼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그럴 수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 내 몸 하나 가누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그녀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
그동안 어머니에게 받았던 사랑을 돌이켜보았다.
너무나도 거대한 그 사랑에 보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을 정도였다.
25살의 그녀를 만나보고 싶었다.
무섭고 겁나지는 않은지 앞으로 25년을 이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자신은 있는지.
그리고 그 준비가 되어있다면 잘 부탁드린다고.
당신의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녀 덕분에 눈물이 나는 새해의 첫날이었다.
올해는 적당히 울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첫날을 눈물로 장식했던 2023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