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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구 Nov 25. 2024

스스로가 생각한 나의 정의

2024/10/30 13:26

스스로가 생각한 나의 정의.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지 생각하던 날이었다.


2024/10/30 13:26

학교 축제날 모두가 공연을 보러 갔을 때 교실에 혼자 남아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를 정의하는 문장들을 만들었다.

정의라고 하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했다.


여러 상황이 존재했다.

그 상황 속에서 스스로가 하고 싶은 행동이라고 할까.

어떤 사람으로 행동하고 어떻게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가.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했다.


남자라면 학창 시절에 상상하는 그런 상황이 있을 것이다.

체육대회 마지막 경기인 계주, 마지막 주자로 활약해 그날의 주인공이 되는 상상.

수학여행 장기자랑시간에 모두의 주목을 받는 가창력으로 노래를 부르는 상상.

위험한 순간에 반에서 짝사랑하는 여자애를 보호해 주다가 살짝 다치는 상상.

그렇게 상상하는 이미지들은 어떻게 보면 이상향이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을 상상으로만 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의 태도로 생각할 것인가.

그런 것들을 고민했었다.


나의 태도, 내가 상상하는 나의 모습을 떠올리려고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가 저 모습이었다.

학교 축제날 모두가 공연을 보러 갔을 때 교실에 혼자 남아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


천천히 지고 있는 해 덕분에 햇빛이 길게 비치는 교실.

공연 중인 체육관에서 들리는 쿵쿵 거리는 음악소리와 친구들의 환호소리.

그 소리들이 체육관에 가두어져 생각보다 조용한 복도와 교실.

그리고 홀로 앉아있는 나.

아마도 제일 구석자리 일 것 같다.

고독해 보이면서 어떻게 보면 중2병 같은 상상.

이 문장이 나의 이상향을 이야기해 주었다.


스스로가 학창 시절에 어떻게 살았나 생각해 보았다.

줄 서는 게 귀찮아서 애매한 시간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축제나 이벤트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적극적인 학생도 아니었다.

혼자만의 장소를 찾는 걸 꽤나 좋아했다.


생각이상으로 내 상상과 비슷한 방식으로 시간을 보냈던 거 같다.

공연 중인 체육관의 문이 닫혀있으면 소리가 생각보다 복도까지 잘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저 문장 말고도 그렇게 살고 싶다 하는 로망의 순간들이 있다.

한여름 배낭을 메고 일본의 시골마을을 걷으려 땀을 흘리는 나.

수많은 별을 눈에 담으며 가만히 풀밭에 누워있는 나.

분위기 좋은 카페의 창가자리에서 가만히 창밖을 보며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나.


그런 순간들을 상상만 하는 게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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